“작년보다 3배 많이 팔린 美 SUV가 있다”… 포드 익스플로러 ‘조용한 돌풍’ 이유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5-03-14 08:00:00업데이트 2025-03-14 08:00:00
포드 익스플로러 ST-라인포드 익스플로러 ST-라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포드코리아는 모든 순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줄 모델로 ‘익스플로러(The New Ford Explorer)’를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로 익스플로러 국내 판매량은 포드코리아를 특별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신차효과가 이어지면서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2월 누적 판매량이 491대로 전년 동기(135대)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2023년(445대)과 비교해도 높은 실적이다. 국내 도입 물량이 많지 않아 판매 규모가 크지 않지만 경쟁이 치열한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포드 익스플로러 ST-라인포드 익스플로러 ST-라인
지금은 종류가 다양하지만 사실 포드 익스플로러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대형 SUV 붐을 일으킨 모델이기도 하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판매된 5세대 익스플로러는 넉넉한 공간과 실용적인 기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별다른 광고나 마케팅 활동 없이 뒤늦게 국내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익스플로러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대형 SUV의 가능성을 확인한 다른 완성차 브랜드들도 속속 대형 SUV 모델을 국내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지난 2020년 글로벌 무대에 데뷔한 6세대 모델은 전륜구동에서 후륜구동 기반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넓은 공간과 편의사양 등 기존 장점을 계승·발전시켜 전반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다만 6세대 모델 국내 출시 시점에는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등 대형 SUV 선택지가 다양해진 상황으로 이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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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전이 생겼다. 지난해 말 국내 상륙한 6세대 익스플로러 부분변경 모델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국내 대형 SUV 시장에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부분변경 모델인 만큼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외관 스타일과 실내 사양은 물론 가격 책정까지 전반적인 상품성이 기대 이상으로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당시 대형 신차로 2세대 모델인 현대차 신형 팰리세이드가 공개를 앞둔 상황이었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간극이 있기 때문에 크기를 제외하면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아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부분변경을 거친 포드 익스플로러가 국산 간판 신차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것이다.

포드 익스플로러 부분변경 모델은 ‘시작은 호기심과 확신(Live Curious)’이라는 새로운 테마를 바탕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외관 스타일을 다듬고 최신 실내 디지털 사양을 적용했다. 특히 국내에 처음 선보인 ST-LINE(ST-라인)이 눈길을 끌었다. 플래티넘보다 가격이 저렴한 하위트림 모델이지만 젊고 스포티한 디자인 요소가 매력적이다. 플래티넘보다 하위트림으로 보이지 않고 스타일만 다른 동급 모델로 느껴진다. 가격을 보면 더욱 포드 익스플로러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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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익스플로러 플래티넘포드 익스플로러 플래티넘
전 세계적인 공급망 및 물류 이슈로 물가가 크게 올랐지만 포드코리아는 국내 소비자 취향을 면밀히 분석해 사양과 트림을 최적화했고 이를 통해 익스플로러 판매가격을 오히려 낮췄다. 최근 몇 년간 미국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동일 모델 가격을 낮춘 경우는 포드가 유일하다. ST-라인은 6200만 원, 플래티넘은 6800만 원으로 내놨다. 기존 6865만 원이었던 리미티드 트림을 ST-라인으로 대체하고 7895만 원에 판매된 플래티넘 트림은 6기통에서 4기통으로 엔진을 변경하고 일부 사양을 조정해 가격 측면에서 접근성을 강화한 셈이다. 사양 조정을 반영하더라도 가격이 동결 수준이기 때문에 물가를 고려하면 사실상 인하한 셈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향상된 상품성의 조화는 곧바로 실적으로 이어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포드 익스플로러는 올해 2월 협회 기준(엔진별) 가솔린 SUV 판매량 1위(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렸다. 좋은 제품과 적정 가격의 위력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는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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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스포티해진 외관… 신규 트림 ST-라인 주목
외관의 경우 트림별 디자인 구분이 더욱 명확해졌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 패턴이 트림에 따라 다르게 디자인됐다. ST-라인은 조금 더 젊고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플래티넘은 중후하면서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범퍼 에어커튼 위치를 조정하면서 스키드플레이트 크기를 키웠고 시각적으로 무게 중심을 낮춰 보다 안정감 있는 실루엣을 구현한다. LED 헤드램프는 그릴과 이어지는 디자인이다. LED 테일램프는 테일게이트를 가로지르는 형태로 이뤄졌다.

ST-라인은 전용 스트리트 패키지 디자인이 적용됐다. 벌집 구조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과 21인치 알로이 휠, 퍼포먼스 브레이크와 레드 컬러 캘리퍼 등이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플래티넘은 20인치 휠이 적용돼 조금 더 편안한 승차감을 기대할 수 있고 배기구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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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감·공간 효율 극대화한 실내
실내는 개방감을 살린 대시보드 구조가 특징이다. 이전보다 앞좌석 공간을 더욱 넓어보이게 했고 외관과 마찬가지로 내장 마감재도 트림별로 차별화했다. ST-라인은 레드 컬러 스티치와 블랙 오닉스 컬러 패브릭 소재로 마감해 경쾌한 감각을 표현했다. 가죽은 아니지만 내구성이 우수하고 얼룩에 강한 액티브X(ActiveXÒ) 소재가 시트에 적용됐다.
플래티넘은 센터콘솔과 도어 패널, 대시보드 등 주요 공간에 모하비 더스크(Mojave Dusk) 컬러 가죽을 더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살렸다. 세련미를 강조한 미코(MikoÒ) 마이크로 타공 인서트 시트도 눈길을 끈다. 트윈 패널 파노라마 선루프는 개방감을 극대화하는 요소다. 조명등은 7가지 컬러를 취향에 맞춰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고객 경험 확장
실내 기능은 최신 포드 디지털 익스피리언스(Ford Digital Experience)를 통해 커넥티비티(연결성)을 강화했다. 13.2인치로 크기를 키운 센터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끈다. 시인성이 우수하고 전반적인 사용성도 직관적이다. 계기반은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로 이뤄졌다. 커넥티비티 강화는 무선 연동을 핵심으로 한다. 안드로이드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무선 기능을 지원하고 무선 충전 패드도 더했다. 또한 1열부터 3열까지 곳곳에 USB 단자를 마련했다. 좌석마다 1~2개씩 배치된 컵홀더도 인상적이다.
사운드는 B&O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통합 사운드 바(Integrated Sound Bar)까지 더해져 청각뿐 아니라 시각적인 만족감도 제공한다. ST-라인은 10개, 플래티넘은 14개의 스피커가 탑재됐다.

파워트레인 완성도↑… 주행 만족도 극대화
파워트레인은 2.3리터 에코부스트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통일했다. 10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됐다. 기존 6기통 3.0리터 엔진의 묵직한 감성이 아쉽지만 성능은 부족하지 않다. 최고출력이 304마력, 최대토크는 43.0kg.m다.

사륜구동 시스템은 전 트림에 탑재됐다. 지형관리시스템은 6가지 주행모드를 지원해 랜드로버가 부럽지 않다. 노멀과 에코, 스포츠, 미끄러운 길, 견인 및 끌기, 오프로드 등 다채로운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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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덩치를 기반으로 안정적이고 편안한 주행감각을 지향하지만 동급 국산 SUV보다는 다소 단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대형 SUV 대부분이 승차감 위주 부드러운 주행감각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운전이 간혹 지루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차이가 크진 않지만 익스플로러는 상대적으로 스포티한 세팅으로 운전에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노면 질감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단단한 주행감각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꽤 반가운 요소다. 급격한 코너나 험로에서는 휘청거리거나 뒤뚱거리지 않고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그러면서 방지턱이나 요철 구간에서는 부드럽게 충격을 흡수한다.
2.3리터 에코부스트 엔진은 차체 크기에 비해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엔진회전수 3000rpm대 실용영역 구간에 초점을 맞춘 세팅 덕분에 일상 주행에서 힘이 부족한 느낌은 없다. 오히려 예상했던 것보다 민첩하게 움직인다. 저배기량 엔진이지만 소음이나 진동도 상당히 잘 잡았다. 고급 브랜드 SUV에 버금갈 정도로 정숙성이 우수하다. 주행 중에 들리는 엔진 배기음도 음색이 꽤 훌륭하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배기음이 조금 더 크게 들리는 느낌이다. 포드가 의도한 소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반적인 운전 만족도를 높여주는 엔진음이다.

이밖에 첨단주행보조 기능인 포드 코-파일럿360 어시스트 2.0이 탑재돼 정해진 조건에서 반자율주행도 가능하다.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과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차선중앙유지보조, 차선유지시스템, 360도 어라운드 뷰 카메라 등 주행 관련 최신 사양도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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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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