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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4배 면적’ 美 신공장 준공… “美판매량의 70% 생산 목표”

엘라벨=김형민 기자
입력 2025-03-28 03:00:00업데이트 2025-03-28 03:00:00
정의선, 아이오닉5 차량에 기념 서명 현대자동차그룹이 26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개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정의선, 아이오닉5 차량에 기념 서명 현대자동차그룹이 26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개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모빌리티의 미래입니다. 이곳에서 그 미래를 함께 열 것입니다.”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근교의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자 단층 구조의 거대한 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도로에서 바라본 공장 외벽에 큼지막한 글씨로 ‘HYUNDAI MOTOR GROUP(현대자동차그룹)’이 쓰여 있었다. 서울 여의도 면적 4배 크기(1176만 ㎡)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메타플랜트)’다.

현대차그룹은 26일(현지 시간) 메타플랜트 준공식을 개최했다. 2022년 10월 기공식을 연 지 2년 반 만에 미국 내 최첨단 생산기지가 마련된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우리는 단지 공장을 짓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뿌리를 내리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 “미국 내 연간 120만 대 생산 시스템 구축”

이날 준공식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 현대차그룹 주요 경영진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버디 카터 연방 하원의원, 앙헬 카브레라 조지아공대 총장, 조현동 주미 대사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에게 직접 공장을 소개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현대차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기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현대차 메타플랜트에서 각각 생산하는 GV70 전동화 모델, EV9, 아이오닉5가 함께 전시됐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3대 생산 거점이 완성됐음을 상징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상황에서 메타플랜트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대응카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은 해외 기업들의 자국 내 생산을 유도해 미국 내 투자, 일자리 창출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메타플랜트에 투입된 현대차그룹 투자금은 80억 달러(약 11조7000억 원)에 달한다. 현지 채용 인력은 8500명 수준이다.

정 회장은 이날 준공식 후 기자들과 만나 “관세라는 것은 국가 대 국가 문제이기 때문에 한 기업의 투자가 관세 정책을 크게 바꾸기 쉽지 않다”라며 “(미국의) 관세 발표 이후에 정부가 주도해 협상에 나서고 기업도 개별적으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어 “4월 2일 이후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연간 30만 대인 메타플랜트 생산량도 50만 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무뇨스 사장은 “생산량 20만 대 증설은 사실상 생산 시설을 추가로 한 곳 더 짓는 수준의 투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플랜트에선 현대차 전기차를 주로 생산하고 앞으로 하이브리드차도 함께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전체 생산량을 연간 120만 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지난해 미국 판매 물량(170만 대)의 약 70%가 현지에서 제조돼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 철강부터 부품, 조립까지 원스톱 밸류체인

26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브라이언 켐프(Brian P. Kemp) 조지아 주지사가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5.03.27. 뉴시스26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브라이언 켐프(Brian P. Kemp) 조지아 주지사가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5.03.27. 뉴시스
메타플랜트 부지 안에는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현대제철 등 계열사 공장이 함께 들어섰다. 철강 원자재부터 부품, 물류, 조립, 판매에 이르는 자동차 산업의 밸류체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제철은 부지 내 조지아 스틸 서비스 센터에서 경량화와 충돌 안전성 기준을 충족하는 연간 20만 대분의 초고강도강 소재 강판을 메타플랜트에 공급한다. 현대모비스는 연간 30만 대 배터리 시스템과 부품 모듈을 생산해 메타플랜트로 공급하고, 현대글로비스는 부지 내 통합물류센터와 출고 전 완성차 관리센터를 운영한다. 각 공장에서 만들어진 부품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메타플랜트 안으로 들어온다. 메타플랜트를 중심으로 나머지 계열사 공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최적의 조립 공정이 구축된 것이다.

메타플랜트에는 최첨단 기술도 도입됐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생산 전 과정에 투입돼 품질을 관리하고 고중량·고위험 작업에서는 로봇이 인간을 대신한다. 실제로 세계 최초로 고중량 차량 문 장착 공정을 로봇이 담당해 자동화하고, 맨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도장 품질을 로봇이 차 1대당 약 5만 장의 이미지로 분석한다. 현대차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도 메타플랜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엘라벨=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