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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시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구조…무엇이 다를까

ev라운지
입력 2023-08-14 14:37:00업데이트 2023-08-14 14:40:49
바야흐로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전동화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자동차 엔진과 소재, 부품뿐만 아니라 연료를 채우는 방식까지 기존과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수한 의문점이 생겨납니다. ‘비 오는 날 전기차를 충전해도 될까’와 같은 질문입니다. 이에 IT동아는 전기차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살펴보는 ‘EV(Electric Vehicle) 시대’ 기고를 격주로 연재합니다.

출처=엔바토엘리먼츠크게보기출처=엔바토엘리먼츠


지구가 온난화를 지나 열대화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친환경차를 넘어 무공해차의 보급 확대가 시급합니다. 현재 무공해차를 대표하는 차종은 ‘전기차’입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이 단순합니다. 내연기관차는 기계·기술 기반 부품이 대부분이나 전기차는 전기·전자(전장) 부품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부품 구조를 비교해 보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차량 앞쪽에 있는 엔진룸의 구조만 보더라도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단순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컨설팅 기업 롤랜드 버거(Rolland Berger)출처=컨설팅 기업 롤랜드 버거(Rolland Berger)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가장 큰 차이는 ‘동력전달 시스템’입니다.

내연기관차의 동력전달 시스템은 복잡한 구조의 엔진과 변속기, 엔진에 화석연료를 공급하는 연료계와 엔진이 연소한 가스를 배출하는 배기계 부품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기차에는 이들 부품이 없어지고, 네 바퀴를 굴려주는 구동 모터와 모터에 전기에너지를 공급하는 배터리로 동력 전달 시스템이 구성됩니다.

내연기관차의 앞쪽 보닛(후드) 아래 엔진룸에는 엔진과 변속기, 오일탱크와 납축전지 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의 배터리는 차체 하단에 평평하게 배치됐으며, 엔진룸을 대체한 모터룸에는 구동 모터와 감속기, 그리고 복잡하고 굵은 케이블이 배터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냉각수통도 볼 수 있는데 내연기관처럼 물이나 부동액을 사용하면 안 되고 전기차 전용 냉각수를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는 많은 짐을 가지고 차량을 이용해 이동할 때 차량 뒤쪽의 트렁크를 이용합니다. 전기차는 트렁크와 함께 차량 앞쪽에 있는 기존 내연기관차의 엔진룸을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소위 후렁크(Frunk)로 불립니다.

출처=현대차그룹출처=현대차그룹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또 다른 차이는 자동차 전면부를 구성하는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라디에이터 그릴은 멀리서도 차량의 브랜드를 인식할 수 있는 부품이었습니다. 현대차의 벌집형 그릴과 같이 내연기관 제조사를 상징하는 그릴 모양이 있으나, 전기차 모델은 그릴이 없습니다. 물론 BMW처럼 브랜드 상징인 키드니(신장) 모양의 그릴을 전기차에도 그대로 구현하는 제조사도 있습니다만 이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이 이질감을 없애기 위한 수단입니다.

내연기관차는 과열로 인해 엔진룸에서 화재가 종종 발생하지만, 전기차는 차체 내에서 발열 수준이 높지 않아서 엔진과 차량 내부 부품의 냉각 기능이 필요하지 않아 라디에이터 그릴이 불필요합니다. 전기차에 기존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남겨두면 주행 중 공기저항을 크게 받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차량 후미에 있는 연료 주입구도 충전구로 대체됩니다. 일부 차종의 충전구는 차량 앞쪽에 있습니다. 이처럼 전기차는 부품 구성이 내연기관차와는 매우 다릅니다.

출처=자동차융합기술원출처=자동차융합기술원


하지만 차체인 차대, 충격을 흡수하는 현가장치와 운전대로 주행 방향을 결정하는 조향장치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모두 사용합니다.

전기차의 차체 구조는 일부 변화하고 있는데 경량화가 과제입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생산 초기에는 기존 내연기관차 플랫폼을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전기차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 전용 플랫폼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엔진룸을 후렁크로 사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전기차의 외형 디자인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도 큰 관심사입니다. 수년 전 벤츠가 선보인 전기동력 자율주행차는 승하차용 도어가 측면이 아닌 앞면부를 포함해 천장 전체이기도 했습니다. 천장이 열리면서 탑승자들이 걸어 나오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후렁크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전기차 시대가 전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가운데 연결성 확대와 자율주행을 위한 다양한 기기와 부품들도 탑재될 것이어서 미래 모빌리티의 변화는 무궁무진할 전망입니다.

글 /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이항구 원장은 1987년부터 산업연구원에서 자동차와 연관산업 연구에 매진했다. 이후 2020년부터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과 호서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조교수를 겸직했으며, 2023년 2월부터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정리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