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라진 벤츠 신형 C클래스 블루이피션시는 젊은 층을 겨냥한 4000~5000만 원대 엔트리급 세단이다. 디자인과 성능을 대폭 개선한 4세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언뜻 스포츠 쿠페의 느낌이 든다. 그만큼 젊고 역동적이다. 지난 6월초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C클래스의 새 모델은 4년만이다. 보통 5~7년 주기로 모델이 바뀌는 데 비해 조금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다 이유가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기존 모델이 시장에서 고전하기 때문. 업계에서는 실적이 저조한 이유를 벤츠의 브랜드 성향에서 찾는다. 보수적인 이미지 때문에 엔트리급의 주요 소비층인 20~30대 젋은층에 외면당해왔다는 것.
벤츠는 한층 젊어진 신형 C클래스를 내놓으며 상황을 뒤집겠다고 벼르고 있다. 일단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6월 한 달간 구형 모델(30대)을 포함해 모두 473대나 팔렸다. 경쟁모델인 아우디 A4(290대)와 BMW 3시리즈(210대)를 월등히 앞섰다. 신차효과를 감안해도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다.

시승을 위해 장맛비 속에서 만난 신형 C200 CGI(가솔린) 블루이피션시 아방가드로의 첫인상은 아주 힘 있고 단단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릴 중앙에 벤츠 특유의 커다란 ‘삼각별’이 그대로 있고, 양쪽 옆으로는 둥근 LED(발광다이오드) 미등이 추가된 ‘L’자형 전조등이 역동적인 대칭을 이루고 있다. 새로운 디자인의 AMG 범퍼 하단에는 안개등 대신 일자형 LED 주간 주행등이 들어갔다.
측면은 펜더에서 시작한 옆선이 뒤로 갈수록 둥글게 치켜 올라가며 넓어진다. 마치 민첩한 단거리 육상선수 같다. 후면은 범퍼 하단부 경계를 굵은 선으로 처리하고 램프에 LED를 적용해 우아한 이미지를 살렸다. 전체적으로 벤츠 고유의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젊어지려고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실내 디자인은 더 많이 바뀌었다. 우선 센터페시아가 완전히 달라졌다. 돌출됐던 모니터를 깔끔하게 안으로 밀어 넣었다. S클래스나 E클래스와의 통일성을 추구한 것이다. 조작기기와 버튼을 금속성의 은빛 플라스틱 소재로 꾸며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줬다. 스티어링 휠은 4포크에서 3포크로 바꿔 한층 날렵해졌다. 편의사양은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파노라마 선루프, 17인치 알로이 휠 등이 기본으로 장착됐다.

스마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탄탄하면서 부드러운 벤츠 특유의 엔진음이 귀에 들어온다. C200은 4기통 1796cc DOHC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 184마력에 최대토크는 27.5kg·m. 변속기는 기존 5단 자동미션에서 7단 G-트로닉 플러스 변속기로 업그레이드됐다.
교통체증으로 꽉 막힌 서울 도심을 어렵게 빠져나와 영동고속도로에 올라섰다. 속도를 높이자 7단 변속기가 속도에 맞춰 완벽하게 작동했다. 변속시점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무리 없이 변속됐다. 후륜구동 특유의 안락함에 추월할 때의 민첩함까지 특별히 흠잡을 곳이 없었다.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아 속도를 높여봤다. 순간적으로 튀어나가며 빠르게 가속됐다. 그러나 시속 130km를 넘어서자 갑자기 소음이 커졌다. 예민한 사람은 귀에 거슬리겠다. 하부에서 전해오는 마찰음과 풍절음, 엔진음이 섞여 듣기 싫은 소리가 난다. 조수석의 동승자와 대화를 하려면 목소리를 높여야 했다. 180km/h까지 속도를 높여봤다. 주행성능이나 안정적인 핸들링이 인상적이었다. 빠른 가속에도 전혀 부담이 없었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코너에 들어섰다. 타이어가 지면을 움켜쥐듯 쉽게 돌아나갔다. 약간 딱딱한 느낌의 가죽시트가 빠른 코너링에서도 몸을 잘 받쳐줬다.
전체적으로 묵직한 맛은 떨어졌지만 대신 민첩하게 움직였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는 반응이 빨랐다. 차체가 크지 않아 다루기도 편했다.

C200의 편의사양 중 마음에 드는 한 가지는 차간거리 경고 기능. 앞뒤 좌우에 센서가 있어 차량이나 물체가 접근하면 경고음이 울리면서 막대그래프 모양의 등에 불이 차례로 들어온다. 물체에 근접할수록 더 많은 등이 켜져 주행은 물론 주차할 때 편리하다. 초보나 여성 운전자들이 특히 좋아할만한 기능이다.
시승 중 몇 가지 거슬리는 부분도 있었다. 우선 앞뒤 시트의 간격이 좁아 뒷좌석에 키 176cm의 성인이 탔을 때 무릎이 앞좌석에 바짝 닿았다. 트렁크는 골프백 2개가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좁았다. 사이드미러가 작아 뒤쪽의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
신형 C200의 최고 안전속도는 235km/h이고 정지상태에서 100km/h를 7.8초에 돌파한다. ECO 스타트&스톱 기능이 장착돼 연료효율성을 높였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11.9km.

C클래스의 앞쪽 라디에이터그릴에 달려있는 심볼마크의 크기에 대해서 호불호가 엇갈린다. 직접 재어 보니 지름이 17cm나 된다. “멀리서 봐도 벤츠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어 좋다”는 의견이 있는가하면, “너무 커서 촌스럽다”는 의견도 많았다.
우스갯소리로 요즘 성공한 남자들은 ‘사랑하는 여인에게 하늘의 별 대신 별을 달고 지상을 달리는 벤츠를 선물한다.’고 한다.
그럼 벤츠에서 가장 저렴한 ‘별’인 C클래스를 사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C200 CGI 블루이피션시 4630만원, C200 CGI 블루이피션시 아방가르드 5270만원, C220 CDI 블루이피션시 5370만원, C250 5800만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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