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L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사륜구동 ‘Q70 3.7 AWD’를 주말인 4일 서울 시내를 거쳐 내부순환로 등의 코스에서 시승했다. 도로 사정상 고속 주행 대신 적정한 속력을 유지하며 커브 구간과 시내 주행에서의 주행 성능, 승차감에 중점을 뒀다.
차에 타기 전 대담하게 곡선을 이룬 차량 디자인이 일단 눈길을 끌었다. 이 ‘더블 아치형 그릴’ 디자인에 대해 인피니티 측은 “몰아치는 파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스포츠 쿠페처럼 앞부분이 길고 트렁크 부분이 짧은 차체 비율 때문에 부드럽기보다는 근육질의 강한 차체라는 느낌을 줬다.
Q70 내부도 개성이 뚜렷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페시아에는 터치스크린 대신 버튼이 자리잡고 있었다. 유달리 ‘조그 셔틀 다이얼’도 많았다. 차체 디자인에 비교하면 내부는 차분한 느낌을 줬다. 몇 년 새 출시되는 신차에서 보기 힘든 아날로그 시계는 하나의 독특한 디자인처럼 느껴졌다. 호불호가 나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큼직큼직한 버튼이 터치스크린보다 조작하기 쉽다는 점에서 안정감을 줬다.
가속 페달을 밟자 차량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Q70의 최고출력은 333마력, 토크는 37kg.m. 처음엔 운전대가 다소 무겁게 느껴졌지만 금방 익숙해지면서 ‘묵직함’이 강점으로 느껴졌다.
앞으로 긴 차체와 더블 아치형 그릴 때문에 운전할 때 차체가 크게 느껴지면서 좁은 길을 통과할 때나 주차할 때 익숙해지기까지 다른 시승차량보다 적응 시간이 더 필요했다. 차체의 곡선 부분이 주행할 때 시야에 들어오면서 답답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조금 아쉬웠다. 굽은 길을 돌 때에는 차에 쏠림이 크지 않고 중심을 단단히 잡아 준다는 느낌이었다. 어떤 도로 환경에서도 부드러운 속도감으로 안정감을 주면서 주행 성능 부분에서는 부족함을 찾을 수 없었다. 시승한 Q70 3.7 AWD 차량 가격은 644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이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