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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슈퍼레이스 4라운드]‘엎치락 뒤치락’ 지략 대결 압권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6-07-11 09:29:00 업데이트 2023-05-10 01:43:57
승부의 세계에서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 그렇기 때문에 기회의 순간을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없다. 특히 스포츠 경기에서는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일단 살리고 봐야하는 게 기회다. 레이싱 경주도 마찬가지. 추월에 여지가 있다면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흔치 않은 기회를 살릴 수 있다. 여기에 지략이 더해지면서 흥미로운 대결이 완성되는 것. ‘2016 한중일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을 주제로 열린 슈퍼레이스는 선수들의 이 같은 ‘수 싸움’을 지켜보는 게 최고 백미였다.

10일 전남 영암 코라이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이번 슈퍼레이스는 매 경기 거친 몸싸움이 이어지면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사했다. GT클래스 통합전은 이날 혈투의 서막을 알렸다. GT1~4클래스 총 21대 차량이 출전한 GT클래스에는 경기 초반부터 물고 물리는 신경전이 끊이질 않은 것. 레이스 도중 선두는 총 6번이나 바뀌었고, 추돌사고는 일곱 차례나 일어나는 등 지난 라운드 통틀어 가장 치열한 순위다툼이 전개됐다.
쉐보레레이싱 이재우가 10일 2016 슈퍼레이스 GT1 클래스 포디움 시상자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쉐보레레이싱 이재우가 10일 2016 슈퍼레이스 GT1 클래스 포디움 시상자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정회원(29·서한퍼플모터스포트)에 이어 GT1 부문 2위에 오른 이재우(45·쉐보레레이싱) 선수는며 “정회원의 경기 운영에 말려 가속 구간 타이밍을 놓쳤다”며 “순위와 상관없이 오랜 만에 긴장감 넘치는 경주를 해 굉장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GT클래스의 경우 2015 시즌까지 이재우가 소속된 쉐보레레이싱이 장기간 독식을 일삼았다. 하지만 올해부터 서한퍼플모터스포트나 쏠라이트인디고레이싱 등 한국 모터스포츠 전통의 강호들이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에서 무대를 옮겨와 이처럼 긴장감 있는 대결이 성사된 것.

대회 최고 클래스 ‘SK ZIC 6000’ 결선도 박진감이 넘쳤다. 앞선 라운드에서 시즌 드라이버 포인트가 많이 좁혀진 상태라 이번 레이스는 시즌 순위에 있어서 중요 전환점이 됐다. 이에 ‘2016 한중일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은 드라이버들이 절대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6000클래스는 괴물차로 불리는 6200cc 8기통 엔진을 얹은 스톡카들이 출전하는 경기로 서킷을 총 18바퀴를 돌아 최종 순위를 매긴다. 보통 완주하는데 약 1시간이 걸린다.

롤링 스타트로 진행된 9일 결선에서는 전날 예선 1위로 결승 출발선에서 가장 좋은 위치를 차지했던 조항우(41·아트라스BX)가 경기 초중반인 7~8랩째에서 경주차가 파손될 만큼 격렬한 자리싸움을 벌이다 선두를 지키지 못하고 순위권에서 멀어졌다. 이 여파로 경쟁 상대였던 나선 정의철이 패널티를 받아 우승을 날리기도 했다.

중위권 역시 흥미롭게 전개됐다. 4랩째 4위로 올라선 김재현이 앞선 황진우를 추월하기 위해 작업을 진행해 나갔다. 하지만 황진우(33·팀코리아익스프레스)의 노련함으로 인해 안쪽을 파고들던 김재현이 스핀을 해 12위로 밀려났다. 5위 자리를 놓고 류시원(44·팀106)과 오일기(CJ제일제당·44)가 접촉되면서 동시에 스핀을 하는 장면도 나왔다.

슈퍼레이스 관계자는 “이번 라운드는 극적인 장면이 많아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며 “다음 경기는 야간 경치로 치러지기 때문에 색다른 볼거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슈퍼레이스 5라운드는 오는 30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나이트 레이스로 진행된다.

영암=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