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에 국내 카레이서(모터스포츠 선수) 등록자는 처음으로 600명을 넘어섰다. 2012년에 200명을 넘어선 것을 생각하면 5년 남짓한 기간에 급성장한 것이다. KARA 측은 현재 추세로 봤을 때 올해 안에 7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선수가 늘어난 만큼 이들이 활약할 공인 팀과 공인 경기도 늘고 있다. 2012년 33개였던 팀은 현재 53개로, 같은 기간 공인 경기도 33개에서 50개로 늘었다. 둘 모두 KARA 설립 후 처음으로 50개를 돌파했다. 또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가 국제자동차연맹(FIA)에 등록된 국제대회로 승격해 한국도 국제대회를 보유하게 됐고, 자동차 경주의 심판인 ‘오피셜’도 포뮬러1(F1) 중단 이후 급감하다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모터스포츠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완성차 및 튜닝 업계도 주행 성능을 강조한 제품을 계속 시장에 내놓고 있다. 가격이 억대에 달하는 고성능 모델은 아닐지라도 합리적인 가격에 달리는 즐거움을 원하는 고객들을 겨냥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는 4월 ‘아반떼 스포츠’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 말에 고급 스포츠 세단 모델인 ‘제네시스 G80 스포츠’를 출시할 계획이다. G80 스포츠는 3.3 터보 엔진을 달아 최고 출력 370마력, 최대 토크 52.0kg·m을 내며, 일반 G80에 비해 디자인이 과감하고 역동적이다. 아반떼 스포츠는 출시 넉 달 만에 1800여 대가 팔렸는데, 출시 초기엔 전체 아반떼 판매량 중 1.4%를 차지했지만 지난달에는 비중이 9.3%까지 올랐다.
한국GM은 ‘쉐보레 카마로 SS’의 인기에 스스로도 놀라는 분위기다. 다음 달 출시를 앞둔 카마로 SS는 최고 출력 455마력의 엄청난 성능을 내면서도 가격이 5098만 원으로 책정되자 사전계약이 600대를 돌파하며 스포츠카로서는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튜닝 업계도 이 같은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튜닝이 겉모습을 화려하게 꾸미는 데에서 이제는 서스펜션과 휠 등 잘 보이진 않지만 주행 성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것. 이에 지난달 열린 자동차용품 전시회인 ‘서울오토살롱’ 사무국 관계자는 “일상에서도 모터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하는 튜닝이 곧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