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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절반 놀리는 한국GM… 생산 48% 초과달성한 르노삼성

동아일보
입력 2016-08-24 03:00:00 업데이트 2023-05-10 01:31:19
한국GM노조 간부들이 9일 인천 부평구 한국GM 본사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한국GM노동조합 제공한국GM노조 간부들이 9일 인천 부평구 한국GM 본사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한국GM노동조합 제공
지난해 1조 원에 가까운 당기순손실을 낸 한국GM이 이달 들어 노조 파업으로 말리부 등 신차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임금단체협상을 둘러싼 갈등 속에 노조는 협상 테이블에 앉는 대신 싱가포르에 있는 제너럴모터스(GM) 수뇌부를 만나는 ‘원정 투쟁’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한국GM 노조)는 11일 이후 4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달 첫째 주 여름휴가 일주일을 감안하면 이번 달 들어 평일 정상 근무를 한 날은 사흘에 불과하다. 회사 측은 이번 노조 파업으로 인한 신차 생산 차질 규모가 9000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말리부, 스파크 등 인기 차종의 물량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서 한국GM은 비상이 걸렸다. 한국GM 관계자는 “부평 2공장의 경우 신형 말리부의 인기로 자연스럽게 잔업과 특근이 많아졌는데 이번 파업으로 다시 한번 공장 정상화가 멀어졌다”며 “파업이 장기화하면 자동차 내수시장 점유율 10% 달성 목표는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GM 부평 2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13만 대이지만 지난해 생산된 차량은 6만5000여 대에 불과해 가동률이 50%에 그쳤다.

고임금과 노사 갈등 등의 영향으로 부평공장 가동률이 떨어졌는데도 노조 지도부는 GM해외영업본부(GMI)에 국내 생산량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 갈등→생산량 감축→생산량 증대를 요구하는 파업→실적 부진→생산량 추가 감축’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조는 또 올해 임단협에서 월 기본급 15만2050원 인상, 통상 임금의 40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제시한 기본급 5만9000원 인상, 일시금 600만 원 지급안도 거부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직원이 북미로 수출하는 닛산 로고의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직원이 북미로 수출하는 닛산 로고의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한국GM 노조 지도부는 임단협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이유로 21일 싱가포르를 방문해 스테펀 저코비 GMI 사장과 면담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번 출장의 목적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사측은 “이번 만남에서 특정 협상 안건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임단협 와중에 노조가 글로벌 본사 경영진과 직접 접촉한 데 대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독립 법인인 한국GM의 노사 협상 문제를 GM 본사에 전달하려는 것은 노사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리 배라 GM 회장은 2014년 취임 이후 처음으로 30일 방한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행사에 참석하고 부평공장을 방문한다. 방한 전까지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으면 한국GM 노사 문제와 관련해 배라 회장의 입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