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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워러 볼보자동차 부사장 “지난해 한국 매출액의 40% 서비스 강화에 재투자”

이은택 기자
입력 2016-09-07 03:00:00 업데이트 2023-05-10 01:27:06
“2020년경에는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택시가 승객을 수송할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10년 뒤엔 친환경차가 내연기관차 수를 넘어설 겁니다.”

크리스토퍼 다워러 볼보자동차 고객서비스 총괄 부사장은 본사 기술담당 임원진과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볼보는 최근 한국 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2012년만 해도 한 해 판매량이 1768대였으나 지난해는 4238대에 달해 약 2.4배로 늘었다. 올해는 7월까지 3030대를 팔아 연말이면 5000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본사 임원진이 한국을 찾은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1일 오전 경기 고양시 볼보자동차 일산전시장에서 다워러 부사장을 만났다.

지난달 볼보는 미국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우버와 손잡고 자율주행 택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는 안전사고를 대비해 안전요원 2명이 함께 탑승하는 방식이다. 다워러 부사장은 “2020년에는 안전요원이 필요 없는 완전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볼보 본사가 잇는 스웨덴 예테보리에서도 자율주행 차량 100여 대를 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볼보와 우버의 실험이 성공을 거두면 기존 대중교통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워러 부사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이 약 10년 뒤에는 기존 내연기관차 시장보다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0년쯤 뒤에는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가 가솔린이나 디젤 등 내연기관차보다 많아질 것”이라며 “볼보도 내년에 대형세단 S90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매년 2, 3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꾸준히 내놓고 2019년에는 순수 전기차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 사태 이후 요동치는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서비스 강화’로 경쟁력을 키워 나갈 계획도 밝혔다. 다워러 부사장은 “한국의 전시장과 서비스 센터를 늘리고 인력을 보강하는 데 올해 총 700억 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볼보가 한국서 거둔 매출(1727억 원)의 약 40%에 달하는 규모다. 다워러 부사장은 “한국에서의 볼보 판매량은 벤츠나 BMW 등 경쟁업체들에 비해 아직 적은 수준이라 대규모 투자는 ‘리스크(위험)’가 있지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감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 2월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에 도입한 VPS(볼보 개인전담 서비스)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자동차 수리 시 상담 직원 없이 차주와 엔지니어가 직접 일대일로 만나 소통하고 전 과정을 함께하는 방식이다. 다워러 부사장은 “이전에는 상담원을 거치며 소통 오해나 문제점이 있었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며 “한국 VPS 전담인력을 현재 30명에서 내년에 60명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워러 부사장은 앞으로 한국 시장이 볼보 본사 차원에서도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 시장은 첨단 기술과 브랜드 각축전이 더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매우 성숙한 시장”이라며 “한국에서 성공하면 어느 나라에서든 성공한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