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현지 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 주 페스케리아 시에서 열린 기아차 멕시코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일데폰소 과하르도 비야레알 멕시코 연방 경제부 장관은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그런(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능력은 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기아차는 (멕시코) 대통령이 언급할 정도로 중요한 기업으로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 황무지에 첨단공장 세운 ‘해봤어?’ 정신

멕시코 공장은 중국(옌청·鹽城·2002년·생산능력 89만 대) 유럽(슬로바키아·2006년·33만 대) 미국(조지아·2009년·34만 대)에 이은 기아차의 4번째 해외공장이다. 연간 4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멕시코 공장의 완공으로 기아차의 해외 생산능력(총 196만 대)이 국내(160만 대)를 추월하게 됐다.
기아차는 “멕시코는 자동차 생산 세계 7위(340만 대), 내수 판매(135만 대) 중남미 2위(1위는 브라질)”라며 “멕시코 공장 건설은 매년 10%씩 성장하는 멕시코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동시에 미주 지역 공략의 거점을 확보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 공장에서 미-멕시코 국경까지는 자동차로 3시간 거리(200km)밖에 안 된다. 멕시코는 미국 캐나다뿐만 아니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세계 49개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있다. 기아차는 이런 전략적 이점을 활용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준중형차 K3(현지 이름 포르테)의 20%는 멕시코 시장에, 나머지 80%는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총 80여 개국에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멕시코는 이미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핵심 생산기지이자 각축장이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도요타 혼다 르노-닛산 BMW 폴크스바겐 등이 완성차 공장을 가동하고 있거나 건설 중이다. 이들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는 2000여 곳에 달한다. 멕시코 자동차공장 근로자의 하루 평균 임금은 약 40달러로 미국의 20∼30%에 불과하고, 시간당 임금(약 3.3달러)이 세계의 생산기지로 불리는 중국(4.2달러)보다도 낮다.
○ 트랜스포머 연상시키는 최첨단 설비
준공식 직후 둘러본 공장은 거대한 산업단지 같았다. 축구장 700개 크기인 335만 m² 규모의 부지에 약 1조 원을 투자해 완성차 생산설비와 품질센터 조립교육센터 주행시험장 등 각종 부대시설을 갖췄다. 총 건평은 20만 m². 별도로 공장 인근 165만 m² 부지엔 15개 한국 부품 협력사가 동반 진출해 자리 잡았다. 박 구매실장은 “모든 면적을 합치면 서울 여의도의 1.7배 정도 된다”고 말했다.
프레스와 차체 공장에선 공정 대부분을 로봇이 담당했다. 특히 차량 용접은 300여 대의 로봇이 긴 팔을 빠르게 움직이며 작업하고 있었다. 마치 영화 ‘트랜스포머’를 보는 듯했다. 그렇게 53초당 1대의 K3가 생산되고 있었다. 강한규 부장은 “설비 고장 시 한국 본사의 전문가들이 원격으로 지원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공장엔 1500여 명이 근무하는데 생산능력(연간 40만 대)이 풀가동되면 3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연간 10만 대를 생산할 예정이고, 빠르면 2019년 40만 대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아차는 밝혔다.
페스케리아=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