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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티볼리 효과’…한국GM은 울고 쌍용차는 웃고

김창덕기자
입력 2016-10-04 17:07:00 업데이트 2023-05-10 01:19:38
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달 국내 생산량(내수 판매량 및 수출량)이 전년 동월 대비 2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 노조가 나란히 부분 파업을 이어가면서 나타난 결과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 판매량이 4만1548대, 3만8300대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0.0%, 14.9% 감소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국내에서 만들어 해외로 수출한 물량은 현대차가 5만6315대, 기아차가 6만2970대로 역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0.9%, 19.5%가 줄어들었다.

●파업 때문에 해외 생산 비중만 높아져

현대차의 월간 국내 생산량(내수 및 수출)은 9만7863대로 올 들어 가장 많았던 3월의 16만2418대보다 6만4555대(39.7%)나 적다. 기아차 국내 생산량도 3월 15만6201대에서 9월 10만1270대로 5만4931대(35.2%)가 줄어들었다. 현대·기아차는 개별소비세 혜택이 하반기(7~12월) 종료되면서 국내 판매량이 줄어든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파업으로 인한 공장 가동률 하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차 지부(현대차 노조)는 7월 이후 24차례나 파업을 강행했다. 특히 8월 27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결된 후 파업 수위가 더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6일 12년 만의 전면파업에 나선 뒤 27~30일 매일 6시간씩의 부분파업도 이어갔다. 현대차 임금협상 결과만 목 놓아 기다리고 있는 기아차 노조 역시 올 들어 17차례 부분파업을 벌이면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국내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일부 인기 모델의 경우 계약 후 출고까지 수개월 씩 소요되고 있다. 이를 기다리지 못한 일부 계약자들이 이탈하면서 내수 판매는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주로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하던 제네시스, 그랜저 등 고급차종들의 경우 '파업 리스크'를 견디다 못한 딜러들의 주문 취소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회사는 국내에서의 원활한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해외 생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국내에서의 생산 부족분을 해외에서 채우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달 해외에서 생산한 차량은 28만9439대, 13만4143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27.7%가 많았다.

●한국GM은 울고 쌍용차는 웃고

다른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GM은 지난달 총 4만5113대의 차량을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2.4% 감소라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판매량과 수출은 1만4078대, 3만1035대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4.1%, 11.6% 줄어들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올 상반기(1~6월) 히트작인 SM6에 이어 하반기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가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은 9222대로 작년 9월보다 39.2%나 늘어났다. 반면 주력 수출제품인 닛산 로그의 연식변경에 따른 일시적 감산으로 인해 수출은 4335대로 70% 넘게 줄었다.

쌍용자동차는 여전히 '티볼리 효과'를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5.7% 증가한 1만2144대를 판매했다. 4위 르노삼성과 5위 쌍용차의 국내외 판매량 격차는 8월 3062대에서 9월 1413대로 바짝 좁혀졌다.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를 모두 합한 9월 자동차 판매량은 국내외를 합쳐 총 69만3529대였다. 전년 동월의 70만8524대보다 2.1% 줄어든 수치다. 내수 판매는 11만1159대로 전년 동월 대비 13.2% 감소한 반면 해외 판매(수출+현지생산)는 58만2370대로 전년 동기 대비 0.3% 늘어났다.

김창덕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