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업계에서는 루시드모터스와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패러데이 퓨처’가 테슬라의 대항마를 꿈꾸는 대표적인 ‘워너비(Wannabe·닮고 싶어 하는) 테슬라’로 꼽힌다. 패러데이 퓨처는 올해 10월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로 LG화학을 선정했다. 반면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과만 독점적으로 협업하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루시드모터스는 삼성SDI가 생산할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에 400마일(약 644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스포츠 세단을 2018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세단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7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이 2.5초인 고성능 모델이다.
롤린슨 CTO는 “고용량 배터리를 선도하는 기술적인 역량과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배터리 업체로 삼성SDI를 선정했다”며 “삼성SDI의 원형 배터리는 지금까지 우리 회사가 테스트해본 배터리 셀 가운데 가장 균형 잡힌 셀”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삼성그룹의 전장(電裝)사업에 속도가 붙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를 통해 전장 시장에서 선두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데 이어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저변을 넓히면 스마트카 분야에서 ‘수직계열화’를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 사장은 “루시드모터스와 삼성SDI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두 회사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