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기아자동차는 12일 화성시와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을 위한 차량·사물 통신(V2X) 시스템 실증 사업’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V2X 시스템은 차량과 인프라(V2I), 차량과 차량(V2V), 차량과 보행자(V2P) 간의 무선통신을 통해 각종 정보를 교환하고 공유하는 기술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미 정부 기관 주도로 완성차 업체들의 실증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2019년부터 신차에 V2V 기술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최서호 현대차 중앙연구소 인간편의연구팀장은 “자율주행차는 웬만한 전방추돌 상황을 방지해줘 사고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를 줄일 수 있다”며 “고령화사회의 노약자 이동 편의, 30% 연비 개선 등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사업 구간과 시험 운행차 대수를 점차 확대해 2030년까지 완전자율주행을 의미하는 ‘레벨4’ 기술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17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는 일정 구간 내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레벨4 자율주행을 시연할 예정이다. 임태원 현대·기아차 중앙연구소장은 “고성능 카메라 등 자율주행을 위해 쓰이는 부품의 국산화가 이뤄져 가격이 내려가면 그만큼 시장 확대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차 부문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환경부, 울산시와 함께 13일 수소연료전지 택시 시범사업을 위한 발대식을 개최한다. 2013년 2월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에 성공한 현대차는 일본 도요타 등과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현대차는 프랑스 파리에 투싼 수소연료전지 택시 12대를 수출했고 내년에 60대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울산에 우선 10대를 투입한 뒤 내년 상반기 중 15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광주도 내년 수소연료전지 택시 시범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변수로 인해 악화된 경영환경을 극복하려면 결국 신성장사업을 서둘러 키워야 한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