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처럼 되고 싶어서였을까.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에서 배우를 꿈꾸는 주인공 ‘미아(엠마 스톤)’도 프리우스를 탄다. 프리우스는 영화에서 출근하는, 파티에 가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미아의 발이 돼 영화 내내 등장한다. 심지어 대사에서도 등장하는데, 상대역인 ‘세바스천(라이언 고슬링)’이 파티장 주차 부스에서 열쇠를 가져다주기 위해 “차가 뭐예요?”라고 묻자 미아가 “프리우스요”라고 답한다. 하지만 주차부스에 걸린 열쇠는 죄다 프리우스 모델의 것. 프리우스를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영화 속 작은 유머다.

미아의 프리우스는 세바스천의 클래식카와 내내 대조를 이룬다. 세바스천은 언제 어디서 나온 모델인지 잘 가늠도 안 되는 각진 오픈카를 내내 끌고 다니는데, 재즈의 전통을 고집하는 ‘과거 지향적’인 세바스천 자신을 상징하는 동시에 친환경차의 상징인 프리우스와 정반대의 이미지를 보여 주고 있다. 그야말로 미래의 이미지랄까.
이 영화에 나오는 프리우스는 현재 팔리고 있는 4세대 모델이 아니라 이보다 앞서 나온 3세대 모델이다. 4세대 프리우스가 ‘건담’을 떠올리게 할 만큼 디자인이 날카로워서 영화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긴 건 아닐까 싶다(간접 광고는 보통 신제품을 쓰기 때문에 간접광고로 등장한 건 아닌 것 같다). 또 미아가 급하게 차를 타고 떠나는 장면에서 보통은 시동 소리와 ‘부앙∼’ 하며 차가 나가는 소리가 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장면에서 별다른 소리가 나지 않아 살짝 어색한 느낌도 든다. 물론 프리우스가 저속 구간에서 전기로 달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거지만.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