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Tech & Trend]기가스틸 비중 높인 차체… 한국GM-포스코 ‘윈윈’

한우신기자
입력 2017-05-31 03:00:00 업데이트 2023-05-10 00:04:51
30일 인천 연수구 포스코 글로벌R&D센터에 한국GM의 신형 크루즈와 크루즈의 차체가 전시돼 있다. 한국GM과 포스코는 
공동 연구를 통해 신형 크루즈 차체에 꿈의 강판으로 불리는 기가스틸 사용 비중을 높였다. 한국GM 제공30일 인천 연수구 포스코 글로벌R&D센터에 한국GM의 신형 크루즈와 크루즈의 차체가 전시돼 있다. 한국GM과 포스코는 공동 연구를 통해 신형 크루즈 차체에 꿈의 강판으로 불리는 기가스틸 사용 비중을 높였다. 한국GM 제공
30일 인천 연수구 포스코 글로벌R&D센터의 강재성형실험동. 실험동 유압식고속충돌시험기에서는 자동차에 쓰이는 강판 재료의 완성도를 알아보는 시험이 진행됐다. 약 40cm 길이의 강판에 시속 30km로 철판이 달려와 부딪히자 강판은 찰흙이 구겨지듯 찌그러졌다. 하지웅 포스코 성형연구그룹 책임연구원은 “이 강판 소재는 주로 자동차 앞부분에 쓰이는 재료인데, 충돌할 때 잘 찌그러져야 충격을 흡수하고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재성형실험동은 이달 초 문을 열었다. 기존에 있던 강재평가실험동과 다른 것은 바로 고객사 맞춤형 제품에 대한 실험이 전문적으로 이뤄진다는 점. 이곳에서는 포스코가 철강 부품을 공급하는 자동차회사 같은 수요 회사 요구를 기준으로 실험이 이뤄진다. 이러한 협업의 결과 중 대표적인 차종이 한국GM이 올해 초 내놓은 신형 크루즈 ‘올 뉴 크루즈’다.

신형 크루즈 차체에는 기가스틸이 20% 이상 적용됐다. 기가스틸은 기가급으로 불리는 980MPa(mm²당 98kg의 하중을 견딤을 의미) 이상의 인장강도를 지닌 강판이다. 인장강도가 높을수록 가볍지만 단단한 차체를 만들 수 있다. 지난해까지 판매된 구형 크루즈는 기가스틸 사용 비중이 10% 미만이었다.

자동차 차체 중 기가스틸이 주로 쓰이는 곳은 사람이 탑승하는 앞뒤 좌석 문의 뼈대를 이루는 부분이다. 현석종 한국GM 기술연구소 차체설계팀 부장은 “이 차체 부위는 옆에서 충돌이 가해졌을 때 변형 없이 버텨 줘야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차체에 기가스틸을 쓴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강재성형실험동에서 시험한 강판처럼 자동차 앞부분에는 충돌 시 찌그러지는 강판이 쓰여야 탑승자가 안전하다. 한국GM과 포스코는 신형 크루즈의 한국 생산을 기획할 때부터 기가스틸의 최적 사용 비율과 설계를 위해 함께 연구했다.

자동차회사와 철강회사의 기가스틸 연구는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자동차로 대표되는 친환경차 보급을 늘리려면 기가스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는 배터리와 모터 장착으로 차 무게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무겁다. 이로 인해 1회 충전 주행거리의 영향을 받는다. 무게를 줄이는 것이 필수 과제인 셈이다. 김동진 포스코 기가스틸 상용화 추진반 수석연구원은 “차체 무게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모터의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기 강판, 배터리를 보호하는 강판 등 전기차에 들어갈 강판에 대해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