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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車보험 파이 커진다” 입맛 다시는 ‘빅4’

주애진기자
입력 2017-06-08 03:00:00 업데이트 2023-05-10 00:02:44

현대해상은 이달 중 미국 전기자동차회사 테슬라의 차량을 구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전기차보험 가입 서비스를 선보인다. 국내 보험사 중 유일하게 테슬라코리아의 공식 홈페이지에 자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홈페이지의 가입 페이지 링크를 걸어놓는 것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미세먼지 관련 친환경 정책이 주목을 받고 있어 전기차보험 시장의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기차보험이 손해보험업계의 새 먹을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새 정부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의 보급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대형 손보사들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달 1일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업무용 전기차 전용 상품을 내놓으면서 ‘빅4’ 손보사의 전기차 보험시장 선점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 ‘손보 빅4’ 전기차 선점 경쟁 개막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 ‘빅4’ 손보사가 개인용 또는 업무용 전기차 전용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현대해상이 처음으로 전기차 전용 상품을 내놓으며 포문을 열었다. 이 보험사는 콜센터에 전담 상담원을 배치하고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충전소 정보 등을 알려주며 시장 개척에 나섰다. 올 3월 전용상품의 보험료 할인율도 3%에서 9.4%로 높였다.

지난해 12월 개인용 전기차 전용 상품을 선보인 KB손보는 전기차에 중요한 무상견인 서비스를 업계 최다인 연 10회(50km)까지 제공하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기차 충전설비가 부족한 현실을 고려해 주행 중 멈춰 서는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다.

동부화재도 올 1월 개인용과 업무용 전기차 전용 상품을 내놨다. 동부화재는 전기차를 충전할 때 감전으로 상해(자기신체 또는 자동차상해)를 입어도 보장해준다.

삼성화재는 이달 업무용 전기차 전용 보험을 내놓으며 ‘빅4’ 중 마지막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개인용 상품도 검토 중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아직 전기차 시장이 작아 관련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달 말 표준보험료 공개 주목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를 볼 때 앞으로 전기차 전용보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4월 말 현재 1만4063대로 2년 전(3241대)의 4.3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7일 현재 전용상품 가입 건수는 삼성화재를 뺀 3곳을 합산해 약 4200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일반 자동차보험에 가입했다는 뜻이다.

보험업계는 이달 말 보험개발원이 전기차와 관련한 표준보험료(참조순보험료)를 내놓으면 중소형 보험사까지 가세해 전기차보험 시장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사는 자체 통계를 써서 전용 상품을 내놨지만, 중소형사는 보험료 산출 여력이 부족해 시장 진입을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용 상품의 표준보험료는 일반 차보험료보다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의 차량 및 부품 가격이 비싸서 보험료가 높게 책정됐지만, 손해율은 일반 차량보다 낮은 편이다. 과속 등으로 인한 사고 발생률이 낮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현재 전용 상품을 파는 손보사 4곳은 3.6∼10%의 할인율을 제공하고 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