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무역 불균형의 대표적 분야로 지목한 자동차 업계는 “미국은 판매 대수 때문에 무역 불균형의 주된 원인이 자동차라고 여길 수 있겠지만 한미 FTA가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의 적자를 심화시킨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부터 양국이 무관세로 자동차를 수출입하게 됐지만 기존 관세 역시 2.5%로 높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에서 주로 팔리는 한국 자동차는 상당수가 미국 현지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FTA와는 더더욱 거리가 멀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싼타페 쏘나타 아반떼(미국명 엘란트라) 등 미국 시장 주력 판매 차종을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만든다.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 중 한국에서 수출되는 물량과 현지 생산 물량은 50 대 50 정도다.
철강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미국 정부의 수입산 철강 제품에 대한 압박이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더 강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7월 한국산 열연 제품에 최대 61%, 8월 냉연 제품에 65%의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했다. 올해 4월에는 후판에 11% 이상의 반덤핑·상계 관세를 매겼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에서는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철강 제품은 아예 수입을 못 하도록 하는 극단적인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기조가 한미 FTA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