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부품 제조 단체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9일 이사회를 열고 자동차 부품산업계 위기 극복 지원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 조합은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단체다.
조합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 부품업계는 국내외적인 요인으로 판매와 생산 부진에 따른 경영 악화를 비롯해 완성차 업체로부터 시작된 유동성 위기에 따른 후폭풍, 노사관계 악화와 소송분쟁 증가 등으로 인한 ‘삼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이후 450만대 수준을 유지하던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지난해 422만8509대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글로벌 생산량 순위가 인도에 밀려 6위로 내려앉았다. 수출 역시 멕시코에게 3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상반기 수출량의 경우 132만1390대로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시장 판매는 사드 여파로 40% 이상 급감했고 GM의 글로벌 정책에 따라 한국GM의 수출 규모도 대폭 감소했다. 또한 내수 판매량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연착륙 방안 없이 추진되는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은 중소 부품업체와 자동차 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계(도금, 열처리, 주물, 단조, 금형, 사출 등)에 더욱 큰 부담을 준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완성차 업체로부터 비롯된 유동성 위기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조합 측은 우려했다.
조합은 “기아차가 통상임금 1심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3조 원 이상의 채무가 발생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 경우 대금 결제 등 현금흐름과 관련해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협력부품업체들은 즉각적인 위기에 직면하게 돼 결국 3000여 개에 달하는 업체가 어려움을 겪게된다”고 말했다.

신달석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정부가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문제 등의 사안에 대해서는 산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정책을 결정해 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