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파이 오토모티브가 트루윈으로부터 납품받은 부품은 엑셀을 밟았을 때 공기의 개폐 정도를 감지하는 TPS센서(엔진공기밸브 센서)다. 안전과 차량주행성능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핵심 센서부품이다. 이는 트루윈이 2006년 창립 이래 과감한 기술투자를 통해 확보한 원천기술이기도 하다. 트루윈은 자동차 액셀러레이터 페달센서(APS), 브레이크 페달센서(BPS) 등 가변저항식 센서의 원천 기술력은 확보했다.
이 중 특히 APS의 경우, 포드와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현대차 미국법인과 거래할 정도로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은 제품이다. 전자식 인덕티브 센서(SLS) 역시 트루윈의 주력 상품이다. 트루윈이 개발한 센서는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나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압력을 감지해 자동차의 자동 출발이나 급발진·급제동을 제어하는 기능을 한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관련 센서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지만, 전장용 센서는 개발비용이 많이 들고 연구개발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오늘날 사업화에 성공한 업체는 극소수다. 이 중 트루윈은 국내에선 유일하게 변위 센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센서의 설계와 공급이 모두 가능한 업체로 성장했다. 앞으로 트루윈의 제품을 찾는 글로벌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델파이 오토모티브의 자율주행기술은 BMW, 트란스데브와 협업을 통해 적용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IT와 전장제품의 접목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트루윈이 가장 기대를 거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5세대(5G) 이동통신 적용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를 기반으로 차량용 센서의 성능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반도체 기술력이 부품과 결합할 경우 낼 수 있는 시너지도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트루윈이 적외선 이미지 센서(IR) 개발기업인 시리우스에 과감하고도 전략적으로 32억 원을 투자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IR센서는 생체 또는 각종 기계로부터 발생하는 열발생정보를 측정하는 제품으로 자율주행자동차는 물론이고 우리 생활 주변의 방범, 의료 등 다양한 부분에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로 평가된다. 트루윈 측은 “현재 반도체 표준 공정(CMOS)을 접목했더니 기존 가격 대비 20% 정도의 수준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또한 기존 트루윈에서 개발해 온 IPS(미세 변위 측정센서), EPS(전 범위 변위 측정센서) 등과 같은 센서를 표준화하여 상용화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최근 관련 센서 등에 대한 유수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문의가 쇄도해 대규모 투자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실제로 해당 기업들과의 협업이 상당 부분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첨단기술기업으로 지정되고 이듬해 코스닥 상장을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중소기업 융합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트루윈의 기술에 대한 집념은 현재 업계와 정부, 시장에서 두루 인정받고 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