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모비스가 ‘산업용 신소재’ 전문기업인 한국클래드텍과 공동으로 개발한 친환경자동차용 부품인 ‘구리 저함량 클래드 메탈 버스바(Clad Metal Bus Bar)’는 차량 경량화에 기여하는 신소재로 평가받는다. 이를 개발한 두 업체는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함께 ‘장영실상’을 공동수상 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가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이 아닌 산업용 신소재 업체와 협업한 결과로 협력사 판매처 확보와 매출 확대로 이어진 대표적인 상생협력 사례로 꼽힌다.
클래드 메탈은 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금속을 융합해 만든 새로운 형태의 금속 소재다. ‘클래드’는 ‘입히다’는 의미다. 순수 금속에 비해 더 좋은 기능 구현을 위해 가공한 것이다. ‘버스바’는 전기를 통하게 하는 전도체로 클래드 메탈 버스바는 쉽게 말해 ‘금속 복합재 전도체’다.
현대모비스와 한국클래드텍이 공동 개발한 클래드 메탈 버스바는 ‘구리-알루미늄-구리’ 3층 구조로 이를 버스바 부품으로 생산해 무게를 절반 가까이 줄인 것이 특징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1년 신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회사는 친환경차에 적용되는 구리 사용량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최대 8배가량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구리는 전도성이 높은 반면 밀도가 높아 차량 경량화를 위한 새로운 소재가 필요했다. 현대모비스는 먼저 신소재를 함께 개발할 수 있는 경험과 설비를 갖춘 회사를 물색했다. 이를 통해 찾은 회사가 대구에 위치한 한국클래드텍이었다.
한국클래드텍은 국내 산업용 신소재 전문기업으로 독보적인 위치였지만 자동차 전장부품용 소재 개발은 처음이었다. 현대모비스 연구원들이 한국클래드텍 사업장을 방문하고 담당자를 여러 차례 만난 끝에 양사의 신소재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초창기 구리와 알루미늄을 가공하고 이를 제조하는 과정은 방대한 물량을 시험 생산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신소재 협업 개발에서 현대모비스는 최적의 구리함유량과 접합 강도를 산출하는 역할을 맡았고 한국클래드텍은 압연·열처리 공정 최적화를 담당했다.
결국 5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기존 구리에 비해 밀도를 절반 가까이 줄인 신소재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자동차 부품에 적합한 신뢰성을 확보한 경량 클래드 메탈이 빛을 본 것이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한국클래드텍 외에도 다른 중소기업과 공동 연구개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용인의 ‘삼화전자’와 협력해 친환경차용 ‘연자성 코어’를 선보였으며 경기도 김포에 있는 ‘아모그린텍’과는 ‘나노결정립리본코어’를 개발했다. 특정분야에 장점을 가진 중소기업과 미래자동차부품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결과와 성과를 공유하는 윈인(Win-Win) 전략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에 안정적인 부품공급처를 제공하고 기술 자립도 지원한다고 현대모비스 측은 전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회사는 지난 2010년 ‘일곱가지 아름다운 약속’이라는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협력사 자금 조성과 중소기업 자생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협력 등을 통해 2·3차 협력사들과 동반성장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