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는 해당 3개 업체가 시험성적서를 위·변조(BMW)하고 배출가스와 부품 인증을 거치지 않고 판매(BMW·벤츠·포르쉐)하는 등 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돼 관련 행정처분을 통지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BMW코리아와 벤츠코리아, 포르쉐코리아는 해당 모델에 대한 인증취소(BMW만 해당)가 이뤄지며 총 703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BMW코리아의 경우 28개 차종 8만1483대가 배출가스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인증 조건에 맞추기 위해 경유차 10종과 휘발유차 18개 차종을 실제 시험한 차종 및 시험 시설과 다르게 기재하거나 일부는 시험결과값을 임의로 낮췄다.

환경부에 따르면 정상적으로 인증을 받은 차량은 배출가스가 허용기준에 맞게 유지될 수 있으나 인증서류가 위조된 경우에는 배출허용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인증취소 사유가 된다. 배출가스 관련 부품은 크기와 위치, 촉매성분 등에 따라 성능이 달라질 수 있고 다른 부품 사용 시 배출가스가 과다 배출될 수 있어 반드시 해당 사항을 확인하고 변경인증을 받아야 한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사안은 모두 차량 운행 및 안전과는 무관한 것으로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차량을 운행해도 된다”며 “해당 모델들은 국내를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는 아무 제약 없이 판매되고 있는 차량”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당국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할 방침이며 빠른 시일 내에 서류를 보완해 판매 재개 및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경우 시험성적서 위·변조는 없었다. 다만 21개 차종 8246대의 배출가스 및 소음 관련 부품을 미인증 부품으로 제작해 국내에 판매했다. C63 AMG 등 19개 차종은 점화코일과 변속기, 냉각수온센서, 캐니스터 등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인증 받은 것과 다른 제품을 사용했고 ML350 블루텍 등 2개 차종은 미인증 소음 관련 부품이 장착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 벤츠코리아 측에 7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전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약 20만대 차량 중 인증이 나오기 이전에 수입 통관이 이뤄진 사례와 변경인증 또는 변경보고가 누락된 채 일부 수입 통관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고의적으로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변경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지난해 11월 환경부가 수입사 인증서류 위·변조 여부 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서울세관이 국내의 BMW, 벤츠, 포르쉐 등 3개 수입 업체를 대상으로 추가조사를 실시한 결과 드러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험성적서 위조 및 변경인증 미이행은 차량의 결함과 직결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이미 판매돼 운행 중인 차들에 대해서는 매년 실시되는 검사를 통해 부품결함 여부를 확인해 나갈 예정”이라며 “문제가 있는 차종에 한해 결함시정명령(리콜명령)이 추가적으로 내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증취소와 과징금 등 행정처분은 수입 업체에 내려지는 것으로 기존 차량 소유자는 차량을 운행하거나 매매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