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 기업인 하만을 인수하는 등 자동차 전장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이 협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은 꾸준히 나왔다. 하지만 관련 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핵심 임원이 시한까지 언급하며 협력 계획을 밝힌 적은 처음이다.
지 부사장은 “내가 삼성전자에 합류했던 2007년만 해도 삼성전자는 다른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과 협력에 소극적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도 미래 발전을 위해 외부와의 협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날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CES 전시장을 찾았다. 현대모비스가 연구 중인 자율주행시스템을 체험하고 설명을 들었다. 현대모비스는 가상 비서와 대화하며 여러 자동차 기능을 조작하고 음성 인식과 스크린 터치만으로 자동차를 운전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CES에서 선보인 차량용 ‘디지털 콕핏’과 유사점이 많다. 윤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협력 계획을 묻는 질문에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고 답했다.
지 부사장 말처럼 현대차그룹은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외부와의 협력에 나서고 있다. 이날 현대·기아자동차는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기업인 시스코와 공동 개발 중인 차량 내 네트워크 시스템을 2019년부터 출시되는 현대·기아차 신차에 탑재한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