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현대자동차는 신차를 잇달아 내놓는다. 디자인과 성능, 가격 전략에서 뚜렷한 변화를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높다.
신차 라인업의 키워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현대차는 하반기(7∼12월)에 투싼 개조 모델, 제네시스의 SUV 모델인 GV80을 내놓는다. 지난해 선보인 코나도 미국, 유럽, 중국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기아차도 쏘울 3세대를 비롯해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20년까지 신규 엔진의 열효율을 50%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다는 의미다. 신규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은 기아차의 K3와 현대차의 투싼 개조차부터 적용된다.
가격 정책의 변화도 눈여겨봐야 한다. 올해 현대차는 연료소비효율(연비), 디자인 등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 인상은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대신 인센티브를 낮춰 수익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 기아차의 미국 시장 인센티브는 대당 3000달러 이상(약 321만 원)이다.
전기자동차(EV)의 시장 전망도 밝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선보이는 EV 모델 7개 중 3개를 현대차와 기아차가 생산한다. 두 회사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한 친환경차량 판매량은 총 30만 대로 전년 대비 36%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가 전기차를 발판으로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자동차 관련 종목들이 주가를 얼마나 회복할 수 있느냐는 중국 시장에 달렸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기업들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고전했다. 중국 시장 판매량은 114만 대로 전년 대비 36%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시장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180만 대를 팔아야 공장 가동률 80%를 유지해 흑자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 두 회사의 중국 시장 판매 목표는 137만 대다. 다만 한반도의 정치적 긴장감이 완화되면서 월별 판매량은 3월 이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까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실적과 주가의 동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