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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코발트 숙제’ 풀었다

김재희기자
입력 2018-04-12 03:00:00 업데이트 2023-05-09 22:21:45

LG화학이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코발트 수급 확보에 성공했다. LG화학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전구체 및 양극재를 생산하는 합작법인(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최근 들어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코발트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되면서 배터리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은 2020년까지 2394억 원을 출자해 화유코발트와 전구체 및 양극재 JV를 설립한다. 전구체 JV에 833억 원을 투자해 LG화학이 지분 49%를 확보한다. 양극재 JV에는 1561억 원을 출자해 51%의 지분을 확보한다. 화유코발트는 세계 정련 코발트 생산량 1위 기업이다. 전구체란 양극재 제조를 위한 상위 공정으로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을 결합해 만드는 물질이다. 양극재는 전구체와 리튬을 결합한 배터리 소재다.

두 합작법인의 생산량은 각각 연간 4만 t 규모로, 고성능 전기차(한 번 충전으로 320km 이상 주행) 기준 약 40만 대분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LG화학이 JV를 통해 공급받는 양극재는 LG화학이 연간 배터리 생산에 사용하는 양극재의 50%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체 물량의 절반은 JV에서 충당하고, 나머지는 다른 벤더사들과 협업을 통해 공급받는 멀티 벤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관계자는 “향후 수요가 늘면 10만 t까지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터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공격적인 수주를 벌이고 있는 LG화학에 코발트의 안정적인 수급은 가장 큰 숙제였다. 세계 코발트 생산량 60%를 차지하는 콩고의 내정 불안, 주요 코발트 생산 업체인 글렌코어의 노후 광산 가동 중단 등으로 코발트 가격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발트 가격은 2016년 말 kg당 32.7달러에서 지난달 말 기준 95.6달러까지 올랐다. 이 때문에 LG화학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배터리 업체들은 코발트 확보 및 코발트가 필요 없는 배터리 기술 개발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 왔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전기차 기업은 한정돼 있지만 배터리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터리 가격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배터리 가격은 2015년 kWh당 222달러에서 2018년 162달러로 떨어지고, 2023년에는 100달러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폭등으로 인한 원가 상승분을 완성차 업체들이 제품 가격에 반영해주는 것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은 배터리 업체들이 떠안아야 했다”며 “LG화학은 합작법인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우선 공급받아 원가 부담을 덜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