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지프 브랜드가 내놓은 야심작 ‘뉴 지프 체로키’의 국내 첫 공개행사가 열린 지난달 17일.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에 위치한 지프 강서전시장에서 만난 파블로 로소 FCA코리아 사장은 지프 독자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에서 지프는 오프로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대명사로 불리며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브랜드다. 반면 한국에서는 FCA그룹에 속한 하나의 브랜드쯤으로 대우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12년 12월 처음으로 FCA코리아 사장 자리에 오른 로소 사장이 항상 아쉬워한 부분이기도 하다. 로소 사장은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지프 브랜드가 7000대 넘게 팔렸다. 2016년에 비하면 판매량이 38% 증가했다”며 “수입 SUV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프 브랜드를 강화해 독자적인 브랜드로 한국 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FCA코리아는 올해 지프 딜러 네트워크의 90%를 지프 전용 전시장으로 새롭게 단장한다. FCA에 속한 피아트, 크라이슬러 브랜드와 같이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지프 브랜드만 따로 전시하는 전용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로소 사장은 “지프 전용 전시장은 일본과 한국에만 있다. 1월에 오픈한 이곳 강서전시장을 시작으로, 3월 인천에 두 번째 지프 전용 전시장을 열었다. 앞으로 14개 딜러사가 운영 중인 19개 전시장을 내년까지 모두 지프 전용 전시장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 지프 전시장의 경우 늦은 밤 차량 건물 앞을 지나면 전시장 불이 자동으로 켜져 고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지프 브랜드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애프터서비스(AS)도 강화한다. 지난해부터 지프는 딜러사를 상대로 ‘서비스 드리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전문적인 딜러 교육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강화하려는 시도다. 로소 사장은 “그동안 AS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앞으로는 지프 차량에 ‘지프 케어 서비스’를 적용해 5년 동안 소모성 부품을 무상 교환해 주고, 차량 사고나 수리 시에 대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 서비스를 강화한다. 제대로 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프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지프의 전략은 뉴 지프 체로키에서도 드러난다. 지프 브랜드는 그동안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하다 보니 남성적이고 강력하다는 느낌을 주는 반면, 승차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뉴 지프 체로키는 오프로드 강점을 유지하면서 도심에서는 세단과 같은 주행감을 느끼도록 승차감을 강화했다. 로소 사장은 “체로키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세단을 타고 있는 것 같은 승차감을 제공한다”고 자랑했다. 미국차는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선입견을 탈피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신차도 잇따라 출시한다. 지프는 뉴 체로키를 시작으로, 5월 ‘2018형 디젤 레니게이드’, 6월 ‘올 뉴 컴패스’, 8월 ‘올 뉴 랭글러’, 연말엔 ‘올 뉴 레니게이드’를 출시한다. 지프 고객들을 위한 캠핑과 오프로드 시승행사 등의 이벤트도 열 계획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