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차는 이날 페이스북, 유튜브 등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4세대 쏘렌토를 공개하고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2014년 3세대 출시 후 6년 만의 새 모델이다. ‘정제된 강렬함’을 주제로 한 외장 디자인은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과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를 하나로 연결한 ‘타이거 노즈’를 앞세웠다. 전방의 사냥감을 노려보는 호랑이의 매서운 눈빛처럼 강인함과 넓은 인상을 느끼게 해준다. 차 뒷부분은 세로 형태인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가로 형태인 엠블렘, 와이드 범퍼를 대비시켜 단단한 모습을 나타냈다.

기아차는 기존에 ‘중형’으로 분류되던 쏘렌토를 4세대부터는 ‘준대형’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디자인, 성능 개선과 함께 실내 공간 활용성을 넓히는데 집중하면서다. 차량의 뼈대로 불리는 플랫폼을 새로 만들어 대형 SUV 못지않은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휠베이스(좌우 바퀴 간 거리)가 이전 모델보다 35㎜ 늘어나면서, 2열 무릎 공간과 적재 공간이 커졌다. 6인승 모델에는 대형 SUV에만 적용되던 2열 독립시트를 적용했다. 주유소나 주차장에서 결제할 때 차에서 내리지 않고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비용을 낼 수 있는 ‘기아 페이’도 기아차 최초로 탑재했다. 차량 가격은 디젤모델(개별소비세 1.5%) 기준 2948만~3817만 원에 책정됐다. 디젤모델을 우선 판매한 뒤 3분기(7~9월)에는 가솔린 모델도 내놓을 계획이다.
4세대 쏘렌토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소비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한 현대자동차 그룹의 이른바 ‘언택트 마케팅’의 첫 사례다. 르노삼성자동차가 SUV인 XM3의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메르세데스벤츠와 지프 등 수입차 업계가 비대면 판촉을 강화하는 움직임에 현대차그룹도 뛰어든 것이다. 현대차는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제네시스 G80과 아반떼 등도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아차는 현장에서 직접 실물을 볼 수 없는 대신 증강현실(AR) 앱을 활용해 실물보다 더 실감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준비했다. 스마트폰에서 ‘기아Play AR’ 앱을 내려받으면 AR로 4세대 쏘렌토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달 20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사전계약에서 2만6368대가 계약됐다”며 “지난해 쏘렌토의 월 평균 판매량(4360대)을 감안하면 6개월 치를 사전에 판매한 셈”이라며 흥행에 자신감을 보였다. 사전예약 고객 중 58.6%가 주로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찾아보는 30, 40대라는 점도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