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삼성차는 10일 오후 부산 강서구 본사에서 노동조합과 19차 임금협상 교섭을 갖고 기본급 동결, 공헌수당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시작된 르노삼성차 노사의 2019년 임단협은 기본급 8.1% 인상을 내건 노조의 요구를 놓고 노사가 대립해왔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는 노조가 파업으로 생산라인을 멈춰 세웠고, 사측은 야간조 직장폐쇄로 맞서며 주간에만 공장이 가동되는 등 파행을 빚기도 했다. 이 가운데 많은 조합원들이 임단협 장기화로 인한 피로와 회사 경영악화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며 파업에서 이탈했다. 파업 막바지 참여율이 20% 중반에 그치기도 했다.
노사는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공헌수당을 신설해 매월 상여금 기초분의 5%씩을 지급하기로 했다. 공헌수당으로만 직원 1명의 연간 수령액이 평균 120만 원 인상돼 통상 시급이 4.7% 늘게 된다. 이에 연동하는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의 증가 효과도 발생한다. 또 기본급 동결 보상금 200만 원, 평균 130만 원의 생산성 격려금, 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의 성공출시 격려금 200만 원, 임금협상 타결 격려금 100만 원 등을 일시금으로 받는다. 노조가 최근 요구했던 직무등급 조정과 라인 수당 인상 등은 2020년 임단협에서 다시 논의키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사 공동 명의의 사회공헌 기부금도 조성하기로 했다.
합의안이 사원총회에서 추인되면 르노삼성차는 생존의 최대 과제였던 XM3의 안정적인 수출 물량도 배정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모기업인 프랑스 르노는 XM3 수출물량 배정의 전제조건으로 안정적인 노사관계와 경영정상화를 내세웠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업계의 위기 또한 세계적으로 이어지며 노사 양측이 한발씩 양보했다”며 “지난달 국내 출시 후 판매 호조를 이어가는 XM3의 수출물량 확보에 첫 단추를 꿰게 됐다”고 말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