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2020년 5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5월 국내 완성차(현대차·기아차·한국지엠·쌍용차·르노삼성)업체의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7.6% 급감한 9만5400대에 그쳤다.
자동차 월간 수출이 10만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3년 7월 8만6074대를 기록한 이후 16년10개월만에 처음이다. 당시에는 주5일 근무제, 비정규직·임금 문제를 놓고 현대차 노사 갈등이 심화했던 탓이다.
지난달 수출 부진은 주요국 자동차 딜러매장의 순차적 영업 재개에도 불구하고 4월 현지수요 급감에 따른 재고물량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5대 완성차별로 현대차는 베뉴, 팰리세이드 등은 수출이 증가했으나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북미의 현지 수요 감소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58.5% 급감한 3만7284대 수출에 머물렀다.
기아차는 셀토스, 니로 등은 수출이 늘었지만 전반적인 해외매장들의 판매 부진 등으로 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8.0% 감소한 3만7500대로 집계됐다.
한국지엠은 신차 트레일블레이저가 본격 수출되고 있지만 지난해 7월 유럽(EU)지역 수출 중단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48.1% 줄어든 1만8526대로 떨어졌다.
쌍용차는 코란도 C300 신차 효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주요 시장인 유럽지역의 수요 위축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66.3% 감소한 679대에 수출에 그쳤다.
르노삼성의 경우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닛산로그’가 4월부터 미국 수출이 중단되면서 전체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83.2%나 급감한 1358대에 머물렀다.
지난 4월 수출이 44.3% 급감한데 이어 5월 역시 ‘반토막 실적’을 보이며 부진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수그러들지 않고 글로벌 수요 침체가 여전한 상황을 고려하면 회복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 유럽이 여전히 소비가 얼어붙은 상황이라 올해 내 회복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라며 “빠른 회복에 대한 기대보다 혹시 모를 장기 침체 우려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