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모비스는 미국 실리콘밸리 요소기술 전문 테크펀드인 ‘ACVC파트너스’와 ‘모터스(MOTUS)벤처스’에 약 250억 원(2000만 달러)을 출자한다고 2일 밝혔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비해 다양한 방법으로 미래차 핵심기술과 차세대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과 전동화, 커넥티비티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차 전략에 필요한 글로벌 ‘우군’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현대모비스는 매년 1조 원 규모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면서 마북기술연구소와 해외연구소 4곳을 중심으로 독자기술 확보에 주력해왔다. 대표적으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레이더센서를 지난 2018년 독자기술로 개발에 성공했고 상용차 카메라시스템과 차량내부(인캐빈) 센싱기술 등을 자체적으로 확보했다. 이와 함께 핵심기술 조기 확보를 위한 국내외 선도업체 직접 투자도 병행했다. 2018년 딥러닝 기반 카메라센서업체 스트라드비젼(한국) 투자를 시작으로 작년에는 라이다 선도기업 벨로다인에 600억 원을 투자해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고해상도 라이다센서 개발에 공들이고 있다. 작년에는 현대차그룹, 앱티브와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위해 직접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벤처펀드 간접투자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술확보 전략을 다변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VC펀드 출자를 통해 미래차 요소기술을 보유한 해외 스타트업을 중장기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협업기회를 바탕으로 현대모비스 중장기 연구개발 전략에 접목한다는 복안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독자기술 확보와 선도기업 직접투자, VC펀드 출자 등 3박자 투자 전략을 앞세워 안정적인 기술확보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며 “올해는 유럽 등 다른 지역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와 협업 성공사례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완성차와 부품사들은 각사 전략에 따라 핵심기술 소싱을 위해 다양한 VC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각 펀드의 강점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보를 획득하고 기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니콘 기업들로 성장한 해외 승차공유업체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솔루션 제공업체 등의 성장은 글로벌 완성차와 대형 부품사들의 초기 간접 투자가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