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신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배터리데이를 앞두고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현재보다 50% 더 많은 충전 용량을 갖는 400kWh급 배터리 출시가 머지않았다”며 “아마도 3~4년”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 밀도를 한층 높인 신형 배터리 개발로 전기차 주행거리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테슬라 모델3에 적용되는 배터리는 260kWh급으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46km 수준이다. 400kWh급 배터리를 장착할 경우에는 주행가능거리가 669km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다음달 22일 테슬라의 배터리데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배터리 데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배터리 전략과 계획을 제시하는 자리로, 완성차업체가 단독 배터리행사를 갖는 것은 테슬라가 처음이다.
삼성증권 장정훈 연구원은 “테슬라가 멕스웰 인수를 통해 배터리데이에서 투자자와 주주에게 선보이고 싶은 것이 있다면 ‘건식 전극 코팅 기술’ 적용과 이에 따른 2차 전지 제조 공정상의 변화일 가능성이 높다”며 “맥스웰의 기존 주장대로 kg당 300Wh의 에너지밀도를 달성할 수 있다면 테슬라는 배터리 제조비용을 10~15%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배터리 셀 제조 기술을 가진 미국 맥스웰 테크놀로지스를 2억1800만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캐나다 배터리 제조사 하이바 시스템즈도 인수했다.
맥스웰은 배터리용 건식 전극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 기술은 기존의 슬러리 주물 습식 코팅 전극과 달리 물리적 특성과 전기화학적 성능을 저하시키지 않으며 높은 에너지밀도의 셀을 허용하는 두꺼운 전극을 생성한다. 맥스웰이 자체 개발한 건식 전극 기술이 적용된 테스트셀은 에너지 밀도가 kg당 300Wh 이상이었으며, 최대 kg당 500Wh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배터리데이에서 테슬라의 자체 배터리 개발 계획을 담은 ‘로드 러너’(Road Runner) 프로젝트가 베일을 벗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고체 전지 양산, 배터리 내재화 발표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 연구원은 이에 대해 “전고체는 이르고, 내재화는 기우일 것”이라며 테슬라의 전고체 전지 양산, 배터리 내재화 발표 가능성을 낮게 봤다.
장 연구원은 “맥스웰 기술로드맵에 따른 전고체 전지 시점은 한국 배터리셀 업체들과 큰 차이가 없으며, 테슬라가 고체 전해질이나 증착 공정에 대한 검증없이 양산 페달을 밟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 배터리 내재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테슬라는 창업 이래 배터리셀 제조를 직접 한 적이 없고, 원통형셀에 기반한 패키징부분의 구조특허로 경쟁력을 키워왔다”며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지난 6월 프레몬트의 카토 빌딩을 소형 배터리셀 공장으로 개조하는 것에 대해 시 당국에서 허가를 받았으며, 이 빌딩의 2층 개조와 3층 확장을 통해 ‘로드러너’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조 후 공간은 1만4568제곱미터 규모로, 기가팩토리의 3% 수준에 불과하다.
장 연구원은 “공정혁신으로 기존공장에 비해 뛰어난 양산성을 갖춘다고 해도 이를 테슬라의 배터리셀 내재화라고 주장하는데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테슬라의 로드러너 프로젝트는 건식전극 공정기술의 적용 등에 따른 에너지밀도의 개선으로 배터리 원가 개선을 가져올 수 있는 프로젝트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수백 GWh에 달하는 차세대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테슬라 혼자 수십 조원을 투입해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테슬라의 로드러너 프로젝트는 전기차 성장 가속도를 낼 수 있는 공정이나 기술의 개발을 검증하는 투자이며, 양산 공급은 투자재원 조달과 양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글로벌 배터리업체와의 협력체계에서 이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