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는 이달 초 일본어판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현대차는 일본 내 승용차 판매 중단 이후 상용차 영업 및 일본 기술연구소 홍보를 위한 홈페이지는 계속 운영했으나 승용차 전용 홈페이지를 따로 만든 것은 처음이다. 2001년 일본에서 승용차 판매를 시작했던 현대차는 2000년대 중반 한류 열풍에 힘입어 ‘쏘나타’ 등으로 공격적인 판촉을 펼쳤지만 2009년 말까지 누적 1만5000여 대 판매에 그쳐, 일본 승용차 사업을 접고 상용차와 연구개발(R&D) 조직만 남겼다.
새로 만든 현대차의 일본 홈페이지는 내연기관차량과 친환경차를 같이 홍보하는 여느 해외법인과 달리 친환경차만으로 내용을 채웠다. 특히 현대차가 준비 중인 차세대 전기차 2종(45, 프로페시)을 비롯해 수소전기차 ‘넥쏘’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넥쏘의 경우 직접 일본에서 제작한 홍보 영상과 함께 일본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일본어 카탈로그도 제공한다. 5분간의 수소 충전만으로 도쿄∼히로시마 820km를 달릴 수 있다거나, 5년간 10만 km의 내구성을 갖춘 품질 등을 강조했다.

다만, 현대차는 “일본에서의 승용차 판매 재개는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수소를 차세대 에너지로 꼽고 관련 산업을 육성 중인 일본에서의 시장조사 차원이지 직접 판매 계획은 없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사회 구현에 관심이 높은 일본은 현대차가 꼭 분석해야 하는 곳”이라며 “수소를 비롯한 현대차의 친환경차 기술력과 브랜드를 일본 소비자에게 알리려 한다”고 이번 홈페이지 개설과 홍보 배경을 소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참석한 일본 가루이자와에서의 주요 20개국(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 당시, 넥쏘 5대를 일본에 보낸 걸 시작으로 현재 10여 대의 넥쏘 일본 모델을 시험, 홍보 목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도요타와 혼다가 양분하고 있는 일본 수소차 시장은 내년 올림픽을 ‘수소올림픽’으로 육성하려는 정부 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현대차로서는 놓칠 수 없는 연구 대상이자 미래 시장이다. 일본은 올해 8월 기준으로 한국(연구용 제외 35개)의 4배에 달하는 133개 충전소를 가동하고 있고 물류, 부동산, 에너지, 자동차, 철도 등 여러 업계가 정부와 함께 도심 충전소를 적극 발굴해 수도권에만 충전소 51개가 있다. 수소를 차세대 동력원으로 육성 중인 도요타는 수소차 ‘미라이’뿐만 아니라 수송, 충전 등으로 사업을 넓히며 세계 수소산업에서 현대차그룹과 경쟁하고 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