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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두돈반·5톤’ 대체 차세대 군용차 표준 플랫폼 개발 박차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0-10-28 16:55:00업데이트 2023-05-09 15:12:41
기아자동차가 차세대 군용차 표준 플랫폼 개발을 본격화한다. 미래 군수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최근 광주공장에서 차세대 군용 표준 플랫폼이 적용되는 2½톤(두돈반)과 5톤 중형표준차량에 대한 상세설계검토(CDR, Critical Design Review) 회의를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상세 설계에 대한 개발 요구 기준이 완전하게 충족되는지 점검하고 후속 단계 진행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로 열렸다. 회의에는 군용차 개발 사업 주관 기관인 육군본부를 비롯해 방위사업청, 국방기술품질원, 협력업체 등 사업 관계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회의를 통해 기아차는 연내 중형 표준차량 시제품 제작에 착수하고 내년에 정부의 시험평가를 받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규격화 및 초도 생산시험 등 과정을 거쳐 오는 2024년부터 새로운 차량을 군에 배치해 전력화한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새로운 중형 표준차량 개발 사업은 군과 기아차가 5년간 공동 투자해 현재 운용 중인 두돈반과 5톤 군용 표준차량을 대체하고 5톤 방탄킷 차량을 신규 개발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12월 육본과 해당 사업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뒤 본격적인 차량 개발에 돌입한 상태다.

신형 중형 표준차량은 7.0리터급 디젤 엔진과 자동변속기가 탑재되고 ABS와 ASR, 후방주차보조, 어라운드뷰, 내비게이션, 열선시트 등 안전·편의장치 상용 기술이 대거 탑재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신규 차량을 모듈화해 각종 무기 체계 탑재 등 후속 파생차 개발에 대비하고 차별화된 군용 특수사양과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측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 및 제작 기술이 군용차 품질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아차는 대형 SUV 모하비의 베어섀시(차체 프레임에 엔진 등 주요 구동 장치를 부착한 반제품)를 활용해 차 위쪽이 개방된 오픈톱 구조 ATV(경량 고기동 차량)를 개발하고 있다. 신형 ATV 콘셉트 수립을 마친 상태로 내년 초 양산에 근접한 콘셉트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잡았다. 개발이 완료된 ATV는 군용으로 공급되고 산업 및 레저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도록 만들어질 예정이다. 또한 군용차 개발 및 생산 기술과 노하우는 다시 일반 판매용 SUV 신차 내구성 향상 등에 반영된다.

최신 기술을 군용차에 접목하는 선행 개발도 추진 중이다. 전기차(EV) 전용 플랫폼과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공군 비행장 등 군 기지 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에 대한 선행 연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 전투 지역에서 다양한 물자를 보급하는 무인 수송차 개발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한 군용차 개발과 비상발전기 보급도 검토하고 있다고 기아차 측은 전했다. 수소연료전지는 전장 환경 고려 시 대용량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래 군용차에 적합한 기술로 꼽힌다. 기아차는 우선적으로 군수 차량용 발전기를 개발해 공급하고 레이저포 등 첨단 무기 체계가 탑재된 미래형 군용차에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기아차는 지난 1973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이후 ¼톤(군용 레토나)과 1¼톤(닷지차), 2½톤, 5톤 등 표준차량 생산에 돌입하면서 한국 군용차 역사와 함께 했다. 현재까지 9개 차종, 100개 모델, 총 14만여 대의 군용차를 공급했다. 1955년에는 궤도형 전술차량 ‘BV206’을 스웨덴 업체와 기술협력을 통해 생산했다. 2001년에는 15톤급 구난차와 중장비 수송차량(트랙터)을 개발해 군에 납품했다. 소형부터 대형급까지 전 차종을 아우르는 군용차 풀 라인업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2016년에는 군용 레토나와 닷지차를 대체하는 국내 첫 다목적 전술차량인 ‘소형전술차량’을 선보였다. 모하비 엔진과 자동변속기, 브레이크 시스템,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군수 사업은 국가에 기여해 공익을 실현하겠다는 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소량 생산 체제 특성상 개발과 서비스가 쉽지 않지만 ‘고객 최우선’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군용 중형 표준차량을 적기에 개발하고 전력화해 우리 군 사기 진작고 전투력 향상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다품종 차량개발 경험이 물류 및 레저용 목적 기반 맞춤제작 차량(PBV) 등 신사업 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아차가 구상하는 PBV사업은 군용차와 마찬가지로 다품종 소량 생산 첵제 구축과 우수한 차체 내구성이 뒷받침돼야 추진이 가능하다. 오랜 군용 사업 경험이 향후 PBV사업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