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서울 가로수길에 마련된 ‘타이칸 아레나’에서 신차 출시행사를 열었다. 타이칸 아레나는 다음 달 2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첫 전기차인 타이칸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1층에는 타이칸 3대가 전시되고 지하에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홀로그램으로 장식된 라운지가 마련됐다. 라운지 공간에서는 타이칸과 관련된 간단한 퀴즈 코너와 액티비티 코너가 운영된다. 음료와 디저트도 준비돼 방문객이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방문 인원이 제한되며 운영시간도 방역 당국 지침에 따른다.

한국말로 인사를 전하며 홀로그램으로 등장한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미래형 스포츠카의 기준이자 포르쉐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타이칸을 드디어 한국에서 정식으로 선보이게 됐다”며 “타이칸 4S를 시작으로 타이칸 터보와 타이칸 터보S를 순차적으로 출시해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출시된 타이칸 4S는 쉽게 보면 국내 판매되는 타이칸 중 엔트리 모델로 볼 수 있다. 엔트리급 모델이지만 성능을 보면 다른 브랜드 플래그십 모델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성능이 낮은 트림 최고출력이 무려 530마력이다. 판매 차종은 크게 배터리 용량에 따라 구분된다. 390kW급 배터리가 탑재된 ‘퍼포먼스 배터리’와 420kW급 배터리가 장착된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등 2종으로 구성됐다. 최고출력은 각각 530마력, 571마력이다.

이석재 포르쉐코리아 제품교육담당 매니저는 “주행가능거리가 다소 보수적으로 나왔지만 실제로 운행해보면 앞서 300km 초반대로 인증을 받은 다른 브랜드 전기차와 주행거리 측면에서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며 “앞자리가 ‘2’라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실제로 타이칸을 경험하게 될 국내 소비자들에게 직접 평가받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타이칸 예약자들은 이번에 인증 받은 주행거리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행가능거리 인증 수치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지만 빠른 배터리 충전 시간은 눈여겨 볼만한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타이칸은 기존 전기차의 일반적인 400볼트(V) 전압 대신 800V 전압 시스템을 처음 적용했다. 도로 위 급속 충전 네트워크의 직류(DC) 에너지를 활용해 단 5분 충전으로 최대 100km 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고 포르쉐코리아는 설명했다. 또한 최적 조건에서 최대 270kW 고출력으로 22분 30초 동안 충전할 경우 배터리 잔량 5%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다른 전기차가 비슷한 조건에서 40분가량 걸리는 충전 시간을 반으로 줄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전기모터의 경우 앞·뒤 액슬에 각각 1개씩 장착돼 사륜구동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기모터와 변속기, 펄스 컨트롤 인버터는 각각 소형 드라이브모듈과 결합되는 구조로 현재 판매되는 전기차 모델 중 가장 높은 출력 밀도(패키지 공간 대비)를 가졌다고 포르쉐코리아 측은 소개했다. 스포츠카 전문 브랜드 포르쉐 특유의 섀시 기술도 주목할 만하다. 중앙 네트워크화된 컨트롤 시스템이 사용되는 것이 특징으로 통합형 포르쉐 4D 섀시 컨트롤이 모든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동기화한다. 혁신적인 섀시 시스템은 PASM(Porsche Active Suspension Management) 전자식 댐퍼 컨트롤을 포함한 3 챔버 기술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과 포르쉐 토크 벡터링 플러스(PTV Plus, Porsche Torque Vectoring Plus), 포르쉐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 스포츠(PDCC Sport, Porsche Dynamic Chassis Control Sport) 전자 기계식 롤 스태빌라이제이션 시스템 등을 모두 포함한다.

배터리는 차체 하단에 깔려 낮고 안정적인 무게중심 구현에 기여한다. 독특하게 리어액슬에는 2단 변속기가 달린다. 1단 기어는 출발 시 높은 토크로 가속력을 전달하고 2단 기어는 고속에서 효율과 출력을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리어액슬에 변속기가 장착된 양산형 전기차는 타이칸이 최초다.

이석재 매니저는 “포르쉐 최신 냉각 및 히팅 기술을 적용해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최적 성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며 “순간적으로 가속력을 극대화하는 ‘론치컨트롤’ 기능을 연속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전기 스포츠카 분야에서도 포르쉐의 우수한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예시”라고 설명했다.

외관 디자인은 브랜드 전통과 현대적인 요소가 조화를 이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기본적으로 4도어 세단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실루엣은 포르쉐 아이코닉 스포츠카 911을 따른다. 크기는 플래그십 세단인 파나메라보다 조금 작고 911보다 크다. 테슬라와 비교하면 모델3보다 크고 모델S와 덩치가 비슷하다.





실내는 기존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디지털화에 중점을 뒀다. 송풍구 방향 설정도 디스플레이 조작으로 이뤄진다. 고화질 디스플레이와 터치 방식 햅틱 버튼 등이 더해졌다. 계기반과 센터콘솔에는 전기차 전용 메뉴와 새로운 터치 패널이 더해졌고 조수석 탑승자를 위한 터치 디스플레이를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조수석 탑승자는 해당 디스플레이를 통해 내비게이션을 설정하거나 공조기 등 각종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또한 포르쉐는 타이칸을 통해 처음으로 가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인테리어를 선보인다. 재활용 소재로 만든 인테리어는 전기 스포츠카의 지속가능 콘셉트를 강조한다고 했다. 뒷좌석 발 밑 공간은 스포츠카 특유의 낮은 전고를 유지하면서 편안한 뒷좌석 착좌감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뒷좌석은 2인 탑승 구조로 이뤄졌다.



한편 포르쉐코리아는 타이칸 국내 출시를 앞두고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761마리의 홀로그램 말이 서울 전역을 누비는 아트워크를 선보인 바 있다. 761마리 말은 타이칸의 어원인 ‘활기 넘치는 젊은 말’과 포르쉐 크레스트 중앙에 있는 말을 상징한다. 또한 타이칸 터보S의 최고출력을 의미하는 숫자를 시각화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