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12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 “회생 인가전 M&A 추진”

서형석 기자
입력 2021-04-16 03:00:00업데이트 2023-05-09 13:39:06
쌍용자동차가 12년 만에 법원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체제에 들어갔다.

서울회생법원은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전무)을 관리인으로 하는 회생절차 착수를 15일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21일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후 약 4개월 만이다.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 2009년 당시 대주주였던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경영권 포기를 선언하면서 법정관리에 착수한 지 12년 만이다. 이번에는 현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가 경영권을 내놓으며 같은 절차를 밟게 됐다.

법원은 앞으로 쌍용차의 가치를 판단해 기업 존속과 청산 중에서 향후 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쌍용차의 청산 가치가 더 높다는 견해도 있지만 현재 쌍용차 인수를 희망하는 국내외 기업 등이 4, 5곳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법원이 부채 일부 탕감 및 출자전환, 구조조정을 거쳐 매각에 나설 거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쌍용차는 투자 유치를 통한 회생의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법원의 법정관리 개시 발표 직후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는 입장문을 내며 법정관리 개시 전후라는 시점만 바뀌었을 뿐 회생절차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5일 증권사 대표 등과의 간담회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신규 자금을 안 주고도 차를 판 자금으로 굴러갔는데 그런 정도가 되면 굳이 채권단이 돈을 줄 필요는 없다”며 “채권단이 (쌍용차) 스스로 돌아갈 정도가 되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쌍용차 상장 폐지를 내년 4월 14일까지 보류하고, 이 기간을 경영상태 개선 기간으로 지정했다. 다만 유가증권시장에서 쌍용차 주식은 계속 거래가 정지된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