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배터리 및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현대·기아차는 전동화 차량에 최적화한 파우치형 배터리를 함께 생산, 2024년부터 하이브리드카에 탑재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에서 만난 뒤 9개월여 만에 맺은 결실로, 이번 두 회사 간 HEV 배터리 협업은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생산 기업 간 국내 첫 공동연구개발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모은다.
이전까지 현대·기아차의 HEV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해왔는데, 이번 공동 연구개발 및 생산 계획에 따라 2024년 이후부터는 SK이노베이션이 현대·기아차가 생산하는 하이브리드카에 사용될 배터리 전량을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기아차는 향후 출시할 차량 특성에 최적화한 배터리 제작을 위해 설계부터 제품 평가 및 성능 개선에 이르기까지 배터리 생산의 거의 모든 단계에서 긴밀하게 협업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전날 협업을 발표하며 “국내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기업이 새로운 배터리를 개발하는 협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단순한 납품 관계를 넘어 산업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협업 모델을 새롭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양측은 이번 공동 개발 협력 모델이 설계와 생산 회사는 구분되지만 밸류체인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전기차-배터리 산업에서 공동 발전의 전기를 만드는 획기적인 방식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기아차는 2010년 국내 최초 고속 전기차인 ‘블루운’의 배터리를 시작으로, 국내 최초 양산형 전기차 ‘레이EV’, 해외 첫 수출 전기차인 ‘쏘울EV’ 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의 전기차 ‘아이오닉5’, ‘EV6’에서도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 개막에 앞서 기존 내연 기관과 전기차의 복합 모델인 하이브리드가 친환경차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하이브리드는 순수 전기차에 비해 배터리는 약 5분의 1이 사용되지만, 부족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을 감안한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를 선호하면서 전체 친환경차 판매 물량의 약 70%의 비중을 차지한다.

전기차 1만3331대(13.4%↑), 플러그인하이브리드 5287대(401.6%↑), 수소차 1644대(33.7%↑) 등 여타 종류의 친환경차를 합친 것보다 많은 2배 넘게 많이 판매된 것으로, 하이브리드의 선전에는 현대차의 그랜저 HEV(14.7%↑), 기아차의 K5 HEV(141.3%↑), 쏘렌토 HEV(1950.3%↑) 등의 판매가 증가한 힘이 컸다.
수출에서도 하이브리드는 올해 1분기 전체 수출 친환경차 판매량(9만1806대) 중 5만455대인 54.9%의 비중을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HEV 배터리 공동개발을 계기로 향후 양사 간 협력 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며 “현대·기아차 이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과 협력모델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