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동아일보가 독일 시장조사업체 슈타티스타의 2021년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별 평균 차 값을 분석한 결과 올해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의 평균 판매가격은 4만714달러(약 4527만 원)로 예상됐다.

현대차가 사업보고서에 공시한 내용 또한 마찬가지다. 2011년부터 올해 1분기(1∼3월)까지의 현대차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말 기준 평균 차 값은 4397만 원이었다. 이는 한국, 미국, 독일, 호주에서 팔린 현대차, 제네시스 가격을 단순하게 평균을 낸 수치다. 현대차는 지난해 한 해 동안 평균 판매가격이 4191만 원으로 사상 처음 4000만 원을 돌파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가격이 더 높아졌다. 7일 원-달러 환율(1112.9원)로 계산하면 1분기 평균 판매가격은 3만9513달러로 연내 4만 달러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품질 좋은 차량을 내놓고 ‘제값 받기’에 나서면서 현대차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74만3514대를 파는 데 그친 와중에도 별도기준 매출은 50조6610억 원을 기록했다. 2011년 405만1905대를 팔고 매출 42조7740억 원을 낸 것과 비교하면 ‘판매의 질’이 오른 셈이다. 2015년 제네시스 출범의 이유로 “대중 브랜드를 뛰어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기아 또한 SUV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3월 말 평균 차 값이 3518만 원(약 3만1616달러)으로 2011년보다 20.2% 오르며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판매 수익 개선에 힘을 보탰다.
다만 트림(선택사양에 따른 등급) 구분에 따른 가격 차와 첨단 안전장치 등의 추가로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쟁 수입 브랜드를 압도할 만한 요소가 아직 많지 않다는 건 한계로 꼽힌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체적으로 현대차의 수출 가격이 오르며 평균 차 값 상승세를 이끌었다”며 “현대차의 평균 차 값이 4만 달러를 넘는 건 과거 ‘저렴한 차’로 인식되던 한국산 차의 국제적 평가를 품질로 극복해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