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간사인 송석준 의원에게 한국도로공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수소차 충전소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운영을 시작한 2019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총 221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연도별 고장 건수는 2019년 61건, 2020년 87건, 2021년 73건(8월 말 기준)으로 집계됐다.
고속도로 휴게소 내 운영 중인 수소차 충전소는 2019년 8곳에서 현재 12곳으로 늘었다. 12곳 수소차 충전소의 총 운영일수는 7022일. 고장 건수를 고려하면 31.7일에 한 곳씩 고장으로 운영을 멈췄다. 2019년 5083대였던 수소차는 올해 8월 말 기준 1만6206대로 3배 넘게 늘었다.
충전소 별로는 경기 하남드림 휴게소의 고장 발생 건수가 5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안성 휴게소(부산방향) 35건 △경기 여주 휴게소(강릉방향) 34건 △경북 성주 휴게소(양평방향) 30건 등의 순이었다.
고장이 잦은 수소차 충전소는 그만큼 이용량이 많았다. 올해 하남드림 휴게소 내 수소차 충전소의 하루 평균 이용 대수는 33.8대였다. 이용량이 가장 적었던 음성 휴게소(남이방향) 하루 평균 이용 대수(6.8대)의 5배 수준이다.
주요 고장 원인은 냉각기 고장, 압축기 이상 등이었다. 고장 후 수리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됐다. 2019년 10월 안성 휴게소(부산방향) 내 충전소는 고압호스파열로 9일 동안 운영을 멈췄다. 작년 9월에는 울산 언양 휴게소(서울방향) 내 충전소가 압축기 이상으로 5일간 운영이 중단됐고, 올해 7월에도 강원 춘천 휴게소(부산방향) 내 충전소를 4일간 이용하지 못하기도 했다.
정부는 ‘탄소 중립 정책’을 앞세워 수소차 1대당 최대 36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수소차 보급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에 충전소를 총 310곳 설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작 수소차 이용에 필수적인 충전소 인프라 구축이나 관리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 내 시설을 포함하더라도 수소차 충전소는 전국 114곳에 불과하다. 한국도로공사는 2023년까지 고속도로 휴게소 내 수소차 충전소를 32기 더 건설할 계획이지만, 정부 목표 달성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송 의원은 “수소차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충전소 보급뿐만 아니라 관리에도 부족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