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유통 공룡’ 아마존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전기차 업체 리비안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당초 알려진 지분(5%)을 크게 넘는 수치로, 지분 가치는 9월 말 기준 38억 달러(약 4조5000억 원)다.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는 리비안은 2030년까지 아마존에 배송용 전기 밴 10만 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부터 1만 대가 투입된다. 아마존은 지난해 탄소중립 일환으로 2040년까지 모든 자사 차량을 친환경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 일렉트릭 라스트마일 솔루션스(ELMS)도 9월부터 미국의 첫 경량급 전기배송 밴 ‘어번 딜리버리’를 출하하기 시작했다. 적재용량 0.95t에 배터리 완충 시 약 200km를 운행할 수 있다. 최근 중국 배터리업체 CATL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는 등 본격적인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완성차 제조사들도 추격에 나섰다.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은 2023년까지 미국에 상업용 전기자동차를 도입할 계획이다. GM의 전기차 사업부인 브라이트 드롭은 9월 말 중형 화물 전기 밴인 ‘EV410’을 공개하고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과의 계약 사실을 공개했다. 내년부터 페덱스에 공급될 ‘EV600’은 비슷한 크기의 디젤차보다 연간 7000달러(약 830만 원)를 절감할 수 있다고 GM은 보고 있다. 중대형 트럭시장에서는 볼보, 다임러 등이 2030년까지 유럽 트럭 판매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상용차의 전기화 속도가 개인용 차량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행계획이 유동적인 개인 운전자들과 달리 운송업체들은 매일 일정한 구획을 이동하고 비번 차량을 어디서 충전할지 계획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배송용 차량의 전기차 전환이 보다 유리하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 3억7500만 대의 상용차 중 약 3분의 1이 전기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도 거세다. 중국 둥펑자동차와 광시자동차는 각각 일본 물류기업 SBS(1t 전기트럭 5000대)와 사가와익스프레스(소형 전기차 7200대)로부터 전기차 주문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식음료 유통 및 우편 배송 등에 쓰이는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1∼8월 중국산 수입이 2051대로, 지난해 연간 수입량(1636대)을 넘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