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은 17일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 및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SK온은 지난 10월 1일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전기차 배터리 전문기업이다.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이기도 하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17일부로 지동섭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SK온 각자 대표직을 수행한다. 최 수석부회장은 성장전략 및 글로벌 네트워킹을 담당하고 지 대표는 경영 전반을 총괄할 예정이다. SK온 이사회 의장직은 이전과 동일하게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맡기로 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하는 확대 인사평가보상위원회를 열어 최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 및 대표 선임 안건을 보고 받았다. 이사회는 최 수석부회장이 일찍이 배터리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사업 기획과 투자 확대 등을 주도해 온 점과 주요 관계사 CEO, 그룹 글로벌위원회 위원장 등 그룹 요직을 맡으면서 다져 온 사업 감각과 네트워크 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수석부회장은 그동안 충남 서산과 중국 창저우, 헝가리 코마롬, 미국 조지아 등 배터리 생산 공장 기공식, SK배터리가 탑재된 국내 최초 고속 전기차 블루온 시승행사 등 중요한 배터리사업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여해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SK온 대표이사에 선임된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SK온을 빠르게 키워 SK그룹의 탈탄소 전략 가속화,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서비스 시장 확대 등에 기여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온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배터리사업을 그룹 핵심 동력으로 육성하면서 SK온을 글로벌 톱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방향성이 담긴 인사”라며 “그룹 대주주이기도 한 최 수석부회장의 책임경영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SK온은 지난 1990년대 초부터 배터리 연구를 시작해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2017년 1.7기가와트시(Gwh)에 불과했던 배터리사업은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5년 만에 전 세계 5위권 배터리 업체로 성장했다. SK온에 따르면 미래 전망은 더욱 밝다. 포드와 현대·기아, 폭스바겐, 다임러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했고 앞으로 납품하기로 확정된 배터리 물량(누적 수주 잔고)만 220조 원 규모에 달한다고 밝혔다. 1700GWh 규모에 해당하며 전기차(대당 80KWh 기준) 2000만대 이상에 공급 가능한 수준이다. 글로벌 업계 최고 수준 누적 수주 잔고를 조기에 확보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SK온은 현재 약 40GWh 규모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을 오는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 규모로 늘리기 위해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전기차 시장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또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로봇 등 배터리 적용 분야를 다각화해 공급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SK온은 이날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신규 임원 6명(양성철, 정준용, 문항기, 방한민, 정재성, 류택정 등)을 선임하고 계열사 및 관계사에서 임원 9명을 영입했다. 특히 본격적으로 글로벌 양산체계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배터리 제조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지역별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또한 글로벌 품질 관리 강화를 위해 조직을 확대 및 전문화해 글로벌사업 확장에 따른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개발(R&D) 분야에서는 미래 배터리 소재 등 선행연구를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