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은 포드와 코치 등 3자가 참여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양해각서(MOU)를 14일(현지시간) 체결했다. 코치(Koç Holding)는 지난 1926년 설립된 터키 대표 기업이다. 1959년 포드와 함께 포드오토산(Ford Otosan)을 설립하고 코카엘리지역 등에서 상용차 등을 생산 중이다. 연산 45만5000대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 합작 배터리 생산 공장은 터키 앙카라 인근 지역에 들어설 예정이다. 주요 생산 품목은 하이니켈(High Nickel)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라고 한다. 이르면 오는 2025년부터 연간 30~45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생산된 배터리는 주로 상용차에 사용될 예정이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유럽에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SK온은 파트너십을 통한 합작법인 외에 자체 생산 공장을 구축해 글로벌 배터리 생산거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서산)과 미국(조지아), 중국(창저우 등), 헝가리(코마롬) 등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중국 옌청 제2공장과 헝가리 이반차 공장 등도 오는 2025년 이전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합작법인과 독립 생산법인(공장) 총 생산능력은 2025년 220GWh를 확보하고 2030년 500GWh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스튜어트 롤리(Stuart Rowley) 포드 유럽 회장은 “이번 합작투자 추진은 우리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방법의 대표적인 예”라며 “유럽에서 보다 효율적이면서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포드의 전기차 사업을 구현하기 위한 지속적인 재설계의 일환으로 올해 발표할 전동화 비전 중 가장 먼저 추진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SK온·포드 동맹에 파트너로 참여한 코치그룹은 에너지와 자동차, 내구소비재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터키 경제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업으로 이번 합작법인 설립에 있어 최적 파트너라는 평가가 나온다. 직원 수만 11만 명에 달하고 작년 연결 매출액은 약 29조 원을 기록했다.

SK온(구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991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연구를 시작해 고밀도 니켈 NCM 배터리 기술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을 각각 8:1:1 비율로 섞은 양극재를 적용한 NCM811배터리를 지난 2016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NCM9(니켈 약 90%) 배터리 개발에도 성공했으며 향후 포드 F-150 라이트닝에 차량용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지동섭 SK온 대표는 “포드와 미국 합작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를 통해 협력한 데 이어 유럽에서도 파트너십을 이어가게 됐다”며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훌륭한 파트너업체들과 성공적인 합작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