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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에디슨 모터스에 M&A 해지 통보…‘새 주인 찾기’ 재시동

김재형 기자
입력 2022-03-28 14:30:00업데이트 2023-05-09 11:55:10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모습. 2022.1.10/뉴스1 © News1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모습. 2022.1.10/뉴스1 © News1
쌍용자동차가 에디슨 모터스와 결별하고 새 주인 찾기에 나선다. 그간 에디슨모터스을 향해 쏟아지던 자금력 문제가 결국 쌍용차의 인수합병(M&A) 계약 해지 통보로 이어진 것이다. 다만 쌍용차가 1조 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한 후보를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업계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쌍용차는 28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의 인수합병(M&A) 투자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M&A 후 법원 인가’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 측과 1월 10일 본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납부 마감일(3월 25일)까지 인수대금이 예치되지 않아 계약이 자동해제 됐다는 설명이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4월 1일로 공고된 관계인집회 기일의 연장을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과 EY한영회계법인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 관리인은 “인수인이 투자계약에서 정한 기한 내(관계인 집회일로부터 영업일 5일전)에 잔여 인수대금을 예치하지 않음에 따라 투자계약이 해제됐다”면서 “경영여건이 개선되고 있으며 이것이 회사의 미래가치를 증대시켜 보다 경쟁력 있는 인수자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기존 M&A 후 법원인가 절차의 마감 기한(회생계획안 제출)인 10월 15일까지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인수자 물색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7000대 안팎이던 쌍용차의 월 생산 규모는 현재 9000대 수준이다. 6월 말 쌍용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인 제이백(J100)이 출시될 예정인 점을 고려해 하반기(7월~12월)에는 1만 대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쌍용차는 보고 있다.

내년에는 중형 전기 SUV ‘U100(가칭)’도 출시될 예정이라 손익분기점 판매대수(약 1만2000대)를 넘길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쌍용차 관계자는 “(인수 흥행에 실패한)지난해 6월 쌍용차의 경영 환경과는 다른 상황”이라며 “현재 수출 물량 증대로 미출고 물량이 1만3000대에 이르는 등 부품수급 문제만 해결된다면 생산라인을 2교대로 가동해야 할 정도로 회사운영이 정상화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채와 정상화를 위한 투자금까지 총 1조 5000억 원대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인수 흥행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해도 입찰 공고 당시 11개의 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지만 본입찰에 참여한 것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포함한 3곳뿐이었다. 그나마 다른 두 참여자(카디널 원 모터스, 인디EV)도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하지 않아 입찰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한 M&A 전문가는 “고래를 삼키려고 온갖 새우가 뛰어들던 게 지난해 입찰 때의 상황이었다. 이번에도 그러지 말란 법은 없다”며 “쌍용차가 하반기 눈에 띄는 매출 상승을 보이지 않으면 구원 투수의 등장을 기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기존 절차가 마감되는 데까지 남은 7개월 간 새 인수자를 찾지 못한다면 쌍용차는 법원승인 후 M&A 또는 청산 절차를 밟는 두 가지 가능성만 남겨두게 된다. 지난해 법원 조사위원이 쌍용차의 청산가지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만큼 새 주인을 못 찾으면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산업은행이 공적자금을 투입해 정상화 시킨 뒤 다시 M&A를 추진하는 방안 또한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