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림 하비브 기아디자인센터장(전무)은 2022 부산국제모터쇼 개막 하루 전인 14일 ‘더 기아 콘셉트 EV9(EV9)’를 미디어에 먼저 공개하며 ‘공간 활용성’을 강조했다. EV9은 내년 4월 출시 예정인 기아의 두 번째 순수 전기차다.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LA 오토쇼에서 공개된 이후 EV9이 국내에 실물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실물로 확인한 콘셉트카 전장(차량 앞뒤 길이)은 5m에 달했다. 이대로 나온다면 현대 팰리세이드(4995mm) 이상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가 되는 셈이다.
베일을 벗자 직선이 부각된 획기적인 디자인과 큰 덩치에 현장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하비브 센터장은 “패밀리카로서 굉장히 실용적이고 운전자가 이용하기 편하게 만드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았다”며 “그러면서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Bold for nature)’이란 디자인 콘셉 아래 별, 계곡, 수평선 등 경이로운 자연을 본 딴 순수하고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2022 부산국제모터쇼가 개막한 지 3일째가 되는 17일. 여러 콘셉트카는 신차 못지않게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각사의 전동화 기술력과 디자인 비전(Vision)을 확인할 수 있어 ‘넥스트 모빌리티, 축제가 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모터쇼의 백미(白眉) 중에 하나로 꼽히는 것이다.


외관이 박스 형태를 띤 EV9은 실내 거주 및 적재 공간 크기를 결정하는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 사이의 거리)도 카니발(3090mm)보다 긴 3100mm이다. 압도적인 크기임에도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500km를 넘어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밖에 제네시스의 세단 디자인의 비전을 담은 ‘X 스피디움 쿠페’도 전시했다. 스포츠카 외관에 제네시스 특유의 ‘두 줄’ 디자인 요소가 가미되며 전동화 시대에도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하겠다는 제네시스의 철학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더 이상 실현 가능성이 없는 마케팅용 콘셉트카는 만들지 않는 추세다”며 “다만, 외관은 실제 판매 모델과 비슷하게 나오지만 안전 규정 등으로 실내 구성은 대폭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산=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