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국제모터쇼 개막 전날인 14일 기아는 ‘더 기아 콘셉트 EV9’(EV9)을 미디어에 사전 공개했다. EV9은 내년 4월 출시 예정인 기아의 두 번째 순수 전기자동차다.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LA 오토쇼’에서 공개된 바 있지만 국내에서는 EV9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카림 하비브 기아디자인센터장(전무)은 이 차를 “넓은 실내 공간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자 했다”는 한마디로 정의했다. EV9 전장(차량 앞뒤 길이)은 5m에 달했다. 이대로 나온다면 현대차 팰리세이드(4995mm)보다 더 큰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되는 셈이다. 직선이 부각된 디자인과 큰 덩치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EV9이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콘셉트 카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출시일이 1년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양산형에 가까운 형태라는 얘기다. 내년에 베일을 벗을 실제 EV9의 디자인과 주요 특징을 미리 확인해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대차가 앞서 선보인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도 콘셉트 카와 거의 비슷한 외관으로 양산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제네시스 세단 디자인의 비전을 담은 ‘X 스피디움 쿠페’도 전시장 내 인기 스폿이었다. 스포츠카 외관에 제네시스 특유의 ‘두 줄’ 디자인 요소가 가미되며 미래차 시대에도 운전의 즐거움만큼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철학을 드러냈다.
시장에서는 이미 콘셉트 카가 실제 양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콘셉트 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서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일본 소니는 전기 콘셉트 카 ‘비전 S-02’를 선보여 시장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독일 BMW는 외장 색상이 소비자 취향에 따라 변하는 ‘iX 플로’ 콘셉트 카를 소개해 양산차 적용 시점이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1회 충전 시 1000km 이상 주행하는 ‘비전 EQXX’, 아우디의 자사 차량 중 실내가 가장 넓게 설계된 도심형 차량 ‘아우디 어반스피어 콘셉트’ 등도 올해 가장 주목을 끈 콘셉트 카들이다.
부산=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