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현대차그룹은 18일(현지 시간)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1906년 설립된 롤스로이스는 미국 프랫앤드휘트니(P&W), 제너럴일렉트릭(GE)과 함께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작사로 꼽힌다. 양 사는 현대차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지역 간 항공교통(RAM) 기체의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 배터리 추진 시스템, 그리고 미국에 설립한 UAM 독립 법인 슈퍼널의 UAM 기체 배터리 추진 시스템 공동 연구를 2025년까지 진행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같은 날 프랑스 항공기 엔진 개발사 사프란과도 UAM 시스템 공동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롤스로이스와 수소연료전지가 적용된 UAM 시스템을 공동 연구하기로 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세계 1위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제조사인 만큼 수소연료전지가 적용된 UAM 제작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전기 배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우면서도 높은 에너지 밀도 덕분에 운항 시간을 늘릴 수 있어 UAM에 적용했을 때 유리하다. 롤스로이스 측은 “탄소배출 제로(0), 적은 소음, 전기 배터리보다 긴 비행거리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한화시스템도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UAM 기체를 2035년까지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연료전지 활용을 UAM으로 확대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은 3세대 수소연료전지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최근 경제성과 효율 등이 목표에 미치지 못하면서 개발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AAM(미래항공모빌리티)본부장 신재원 사장은 “자동차에 성공적으로 탑재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항공기에까지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UAM 시장이 2022년 450억 달러(약 59조 원)에서 2040년 1조4740억 달러(약 1931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한국의 UAM 기체 개발 기업은 4개에 불과해 미국(130개), 영국(25개) 등 선진국에 비해 시장이 초기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 KT 등이 주축이 된 UAM컨소시엄, SK텔레콤과 한화시스템 등이 참여하는 K-UAM 드림팀 등 여러 기업이 협업하는 형태로 생태계 조성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