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는 지분 인수를 위한 협약이 체결됐다. 김무환 SK㈜ 그린(Green)투자센터장과 강동수 SK에너지 S&P(Solution&Platform)추진단 단장, 라이언 케네디 아톰파워 CEO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아톰파워는 ‘솔리드스테이트 서킷브레이커(SSCB)’ 기술을 개발해 미국에서 에너지솔루션 사업과 전기차(EV) 충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SCB는 전력반도체로 제어되는 회로차단기를 말한다. 전력 과부하 발생 시 전류를 차단하는 역할만 하는 일반 회로차단기와 달리 각 세대 전력 중간관문(게이트웨이, Gateway)으로서 전력 사용 데이터를 측정하고 수집하는 역할도 한다. 아톰파워가 자체 개발한 전류센서와 소프트웨어 덕분이다.
아톰파워 회로차단기는 전력 사용량과 태양광 발전량, 전기차 충전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충·방전량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회로차단기가 모은 전력 빅데이터는 각 세대는 물론 지역 단위 전력 발전과 소비 양상 등을 예측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아톰파워 회로차단기 보급이 확대되면 전력 생산자는 적정 발전량을, 소비자는 전력 가격을 예측할 수 있어 에너지 시장에서 편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아톰파워 회로차단기는 EV 충전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설치비용과 면적, 관리비용 등을 모두 크게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충전기 1대당 개별 회로차단기를 필요로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여러 대 소형 회로차단기를 1개의 중앙 패널에 집적시킨 구조로 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설비 증설 없이 기존 전력용량 내에서 충전소를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톰파워의 회로차단기는 해당 분야에서 유일하게 미국의 제품 성능 및 안전인증 ‘UL인증’을 획득했다고 SK에너지 측은 설명했다. UL인증은 미국보험협회안전시험소(UL)의 공산품 제품 안전에 관한 표준 개발 및 인증이다. 미국 내에서 주요 안전규격으로 활용된다.

특히 SK에너지는 기존 내연기관차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주유, 세차, 정비 등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를 EV 고객으로 확대하면서 아톰파워의 EV 충전기 개발역량을 활용해 친환경 모빌리티와 에너지솔루션을 통합한 미래형 에너지 사업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아톰파워 EV 충전기는 케이블 등 최소 부품만 탑재해 고객이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SK에너지는 이를 오랜 주유소 및 충전소 운영 노하우와 접목할 계획이다. 장시간 여러 대가 주차되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대형 복합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각 공간에 최적화된 EV 충전기반을 마련하고 이와 관련한 부가 서비스 제공 등의 사업을 국내외에서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김무환 SK㈜ Green투자센터장은 “아톰파워 인수를 통해 에너지솔루션 사업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발판삼아 에너지솔루션 플랫폼 구현 및 다양한 사업기회 발굴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수 SK에너지 S&P추진단 단장은 “SK에너지의 에너지 시장 노하우와 아톰파워가 보유한 에너지솔루션 분야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이 만나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SK에너지가 친환경 에너지솔루션 및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는데 큰 힘이 되는 상생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