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규모 농업의 필수 농기계 트랙터가 자동화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 조작이 번거롭고 불편했던 클러치 사용을 최소화하고, 자율 작업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농기계 시장 판도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LS엠트론은 자동화 트랙터 분야 선두 주자로 꼽힌다. 46년 트랙터 개발에 매달려온 이 회사는 자동화 독자 기술로 다양한 활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달 출시 예정인 고급형 MT7에 거는 기대가 크다.
LS엠트론은 지난 7월 29일 전주 기술교육아카데미에서 MT7을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MT7 핵심 기능은 자율 작업과 원격 관제다. MT7는 설정한 작업을 별도의 핸들 조향, 작업기 조작 없이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위치를 확인하고, 중복과 누락되는 영역을 최소화해 작업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원격 관제는 트랙터 상태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사용자에게 필요한 유지보수 내용을 전달하는 서비스다. 트랙터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리점과 농가에 경고 메시지가 전송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또 트랙터 경작 데이터 수집 및 가동 이력, 위치 표시 기능도 갖췄다.
MT7의 또 다른 강점은 클러치-오토브레이크 시스템이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LS엠트론이 보유한 기술이다. 박성한 LS엠트론 트랙터 마케팅담당 부장은 “이 기능은 단거리 이동과 베일 상하차 등 반복작업에 유용하다”며 “작업자는 클러치를 밟을 필요 없이 브레이크 페달만으로도 동력 전달·해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무릎에 부담을 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체험해본 MT7 클러치-오토브레이크는 매우 편리했다. 기존 트랙터의 경우 동력 해제 시 클러치 조작이 선행돼야하지만 MT7는 자동차처럼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원하는 지점에서 정지할 수 있었다.
자동 수평제어기능도 차별점이다. 지그재그로 설치해 놓은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차체는 뒤틀렸지만 트랙터 후면 하단에 탑재된 작업기는 즉각적으로 수평을 유지시켰다. 높은 수평 유지 성능으로 일정한 깊이로 작업해야 하는 이앙 또는 파종에 매우 용이할 것 같았다.

박 부장은 “MT7 수평제어기능은 기존 모델 대비 정밀도가 2배 높아졌다”며 “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업기를 손쉽게 탈부착 할 수 있도록 후크 타입 유압식 상부 링크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MT7에는 이탈리아 FPT 엔진이 들어간다. 적은 연료로 큰 힘을 발휘하는 경제성과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높은 PTO 출력을 구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행 능력도 한층 발전됐다. 오토모드가 기본 적용돼 가속 페달 조작 부하에 따라 자동변속을 수행해 클러치 사용 부담을 덜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장시간 무리 없이 트랙터를 운전할 수 있고, 제품 스스로 변속하기 때문에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여줬다.
이밖에 버튼 조작만으로 주행·작업 속도 조절을 할 수 있는 ‘파워시프트’, 작업 마무리 후 캐빈 실내 및 후드 내부 청소를 손쉽게 할 수 있는 ‘에어컴프레셔’ 등 경쟁 모델 대비 뛰어난 편의 장치로 중무장했다.
오는 5일 공식 출시되는 MT7은 LS엠트론 전주공장에서 양산된다. 가격은 미정이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