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ID.4 출시 행사에서 “폭스바겐 생산 공장이 있는 국가를 제외하면 한국에 가장 먼저 ID.4를 판매하는 것”이라며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전기 승용차 시장(e모빌리티)을 공략하기 위해 판매량이 가장 많은 ID.4를 내놓게 됐다”고 강조했다. ID.4를 시작으로 폭스바겐의 다른 전기차 모델들도 차근차근 국내에 도입하겠다는 게 폭스바겐코리아의 계획이다.
ID.4는 디젤차 일색이던 국내 폭스바겐 라인업에 처음으로 추가되는 전기차다. 최고출력 150kW에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405km다. 급속 충전하면 36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전략 모델’이라는 폭스바겐코리아의 모토 아래 국내 판매가는 5490만 원으로 책정했다. 전기차 보조금(651만 원)을 받으면 약 484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ID.4는 가격대와 성능이 유사해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아 EV6를 위협할 수입 전기차 중 하나로 꼽힌다. 가격만 놓고 봐도 아이오닉5(롱레인지)는 5410만 원, EV6(롱레인지)는 5020만 원에서 시작한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ID.4는 폭스바겐 전기차의 대중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내놓은 모델이다. 딜러사를 통해 이날까지 ID.4 계약 문의를 한 고객은 3500명이 넘는다”며 “다만,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공급난으로 올해 국내에 들여올 수 있는 ID.4 물량이 1300대에 불과한 점이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고객 인도는 19일부터 시작된다.
나머지 독일 ‘빅4’ 업체들의 하반기(7∼12월) 전기차 신차 출시도 임박해 있다. 사전계약 대수 1만 대를 넘긴 아우디의 순수 전기 SUV ‘Q4 e-트론 40’도 19일부터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기존 전기차 모델들이 1억 원이 넘는 고가였던 반면에 이번에는 5970만 원으로 기본가를 책정했다. 벤츠와 BMW는 각각 세단 전기차인 EQE와 i7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전기 승용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외하면 포르셰 타이칸 한 개 차종이 유일하게 수입차 판매량 1000대를 넘어섰다”며 “폭스바겐이 이번에 4000만 원대로 살 수 있는 전기차를 내놓는 등 수입 전기차 시장에도 가격대나 차급의 다양성이 생겨나면서 국산과 수입 전기차 간에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