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정의선 회장이 발표자로 나서 작년 주요 성과와 새해 메시지를 전했다. 정의선 회장 지난해 주요 성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사업을 꼽았다. 현대차 아이오닉5·6와 기아 EV6 등을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판매 톱5(TOP5)에 이름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요 국가에서 아이오닉 시리즈와 기아 EV6 등이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이 지난해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의선 회장은 새해 메시지로 “다가오는 위기를 두려워하면서 변화를 뒤쫓기보다 한 발 앞서 미래를 이끌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올해를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의 한 해로 삼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기준으로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을 화두로 제시한 것이다. 끊임없는 도전과 결과를 통해 변치 않을 신뢰를 형성하고 능동적인 변화를 통해 미래를 향해 한 차원 도약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 회장 발표에 이어 타운홀 미팅이 진행됐다. 정의선 회장과 장재훈 사장, 송호성 사장, 박정국 사장, 송창현 사장 등 5명이 의자에 앉아 각자 사업 방향성과 비전을 공유하고 직원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고성능 N 브랜드 전동화 계획을 발표했다. 연내 아이오닉6 N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사업 추진 계획을 설명했다. 미드사이즈 PBV 모델을 선보인 후 소형부터 대형 모델까지 순차적으로 라인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다마스급 소형 전기차 PBV 티저 이미지가 눈길을 끌었다. 주요 전기차 신차로는 EV9과 레이EV 등을 선보인다. 박정국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R&D와 조직문화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송창현 TaaS본부·차량SW담당 사장은 소트트웨어를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 시대를 예고했다. SDV 가치와 비전에 대해 발표하면서 SDV 도입 이유는 누구보다 빠르게 개선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더욱 진화된 차를 개발하고 공급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전동화 체제 전환을 가속해 나갈 것”이라며 전동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소프트웨어 중요성도 역설했다. 정 회장은 “연구개발을 비롯한 회사 전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보다 완벽한 SDV 개발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사업 분야는 자율주행과 미래 모빌리티, 로보틱스, 에너지, 신소재 등을 언급했다. 자율주행의 경우 고속도로에서 레벨3 수준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는 차를 국내에 출시하고 북미에서는 레벨4 기술이 탑재된 로보택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레벨3 수준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인 ‘HDP(Highway Drivign Pilot)’는 제네시스 G90과 기아 EV9에 탑재돼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우버(Uber) 등 차량공유업체와 손잡고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레벨4 수준 아이오닉4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로보틱스 고도화와 소형원자로(SMR) 기반 에너지 신사업 등을 추진하고 안전성을 강화한 초고강도 철강제품 개발과 스마트 물류 솔루션 육성 등에 박차를 가해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궁극적으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40년까지 주요 시장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전동화 모델만 판매하고 전 세계 사업장 전력 수요를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다시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해양 생태계 조성과 복원사업도 병행한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불확실한 대외환경과 급변하는 산업 패러다임 속에서 끊임없는 도전으로 신뢰를 만들어 가고 해내겠다는 의지와 긍정적 마인드, 치밀함으로 능동적인 변화를 계속한다면 한 차원 도약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한 여정에 모두가 동행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년회가 끝난 후 정의선 회장은 남양연구소 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면서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갔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