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수 SK온 셀(Cell)개발 담당은 지난 2018년 완성차 업체로부터 ‘18분 급속충전’ 배터리 공급을 요청받았다고 전했다. 당시 완성차 업체들이 요구하는 급속충전 기준은 30분 수준이었고 양산된 셀로는 급속충전이 50분이나 걸리던 시기였는데 SK온(당시 SK이노베이션)은 2016년부터 자체적으로 팀을 꾸려 급속충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담당은 “전기차 완성도는 얼마나 멀리가고 빨리 가는지, 얼마나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며 “SK온은 미래를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기술 개발에 착수한 상황이었고 완성차 업체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고 했다.

SF배터리의 성공은 급속충전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일반적으로 급속충전을 하게 되면 배터리 수명이 단축될 수밖에 없다. 가령 전기차 품질보증 기준이 1000사이클이라면 급속충전에 대한 보증은 300사이클에 그친다. 하지만 SF배터리는 급속충전만 해도 1000사이클을 모두 사용할 수 있어 급속충전과 배터리 수명을 모두 구현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SK온 SF배터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 업계 최초로 ‘최고혁신상(내장기술 분야)’을 받았다. 실제로 CES 현장에서는 SF배터리가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재 SK온은 ‘10분 급속충전’을 목표로 또 다른 배터리 기술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온 관계자는 “CES 최고혁신상 수상은 기쁜 일이지만 그만큼 신제품 개발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며 “하지만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18분 급속충전 기술을 개발한 것처럼 끊임없는 혁신으로 K배터리 위상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