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카메라모듈 공급을 위한 실제 계약은 작년 12월 30일에 이뤄졌다. LG이노텍의 테슬라 공급 물량 입찰 소식이 전해진지 약 6개월여 만에 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작년 6월에는 LG이노텍과 해외 업체 1곳이 카메라모듈 공급을 위한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삼성전기가 입찰에 참여한 정황도 있다.
최근 LG이노텍의 테슬라 수주 소식을 접한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LG이노텍이 계약을 체결했다면 삼성전기가 이번 수주에 실패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삼성전기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삼성전기의 입찰 참여 여부는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 비슷한 부품을 취급하는 삼성전기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을 추측성으로 언급했을 수 있다.

삼성전기 측은 6개월 넘게 이러한 지적에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테슬라 물량 수주 보도가 나온 후 주가가 급등한 삼성전기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지난해 6월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다. 이후 삼성전기는 6월부터 9월까지 4차례에 걸쳐 동일한 내용의 답변을 공시했다. 4차례 공시 모두 협의 중이기 때문에 세부 사항을 밝힐 수 없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가장 최근 조회공시 답변을 보면 다음 달 28일 다시 관련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다. 삼성전기가 테슬라에 5조 원 규모 카메라모듈을 공급한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반년 넘게 진전이 없는 모습이다.
반면 LG이노텍의 경우 수주 계약 체결에 따라 그동안 이어진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LG이노텍은 이번 테슬라 카메라모듈 공급 프로젝트를 계기로 전장사업이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장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여기는 LG그룹 방향성에 부합한다는 평가다.

LG이노텍에게 있어 이번 프로젝트는 테슬라와 진행한 첫 번째 대규모 부품 공급계약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021년 테슬라에 부품을 공급한 이력은 있지만 규모가 수백억 원에 불과했고 공식 부품 공급업체 등록 여부를 가리는 테스트 성격이 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LG이노텍의 제품·품질 경쟁력 뿐 아니라 전장사업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사업 경쟁력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LG이노텍 전장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제품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추가 물량 뿐 아니라 다른 부품에 대한 수주 확대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